김부겸·이정현 좌절, 지역주의 벽 높았다
김부겸 45.05% 이정현 11.68%에 그쳐
실패에도 ‘여야 독점 정치’ 변화 강조
‘난공불락’ 여야 험지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와 이정현 국민의힘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가 보수와 진보의 두터운 진입 장벽을 넘지 못하고 낙선했다. 비록 ‘당선과 30% 득표’라는 서로 다른 도전이 실패했지만 특정 정당 일색인 지역 정치 지형의 변화 열망은 좌절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 첫 대구시장 당선에 도전했던 김부겸 전 총리(45.05%)는 53.92%를 얻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에 석패했다. 김 전 총리 득표율은 민주당 계열 후보가 얻었던 역대 최고 수치다. 선거 기간 ‘추락한 대구 경제 살리기와 국민의힘 책임론’이 먹혀들면서 여론조사에서 앞선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투표 마감 직후 방송사 출구 조사에서도 앞선 것으로 나오면서 당선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민주당 ‘공소취소 특검법’ 추진과 박근혜 전 대통령 등판으로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아쉽게 패배했다.
경기도 군포에서 국회의원 3선을 하며 탄탄대로를 걷던 김 전 총리는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로 내려와 끊임없이 지역주의 극복을 시도했다. 마침내 2016년 20대 총선(대구 수성갑)에서 승리하며 민주당 계열 후보로는 31년 만에 첫 승리라는 기적을 만들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또다시 좌절했다. 김 전 총리는 4일 낙선 인사에서 “(이번 선거는) 저의 패배이지 변화를 열망하는 대구시민의 패배가 아니다”면서 “좌절도 절망도 하지 말고 너무 잘했다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주자”고 당부해 아쉬움을 남겼다.
민주당 초강세인 전남·광주에서 ‘득표율 30%’에 도전했던 이정현 후보의 도전도 실패했다. 이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11.68%를 얻는 데 그쳤다. 2022년 전남지사 후보 때 얻었던 18.8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강하게 작동한 ‘정권 안정론’과 전남광주 행정 통합,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한 국민의힘 상황 등을 고려하면 결코 낙담할 수치는 아니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후보는 2008년 18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19~20대 총선 때 전남 순천에서 연이어 당선됐고, 2016년에는 새누리당 대표까지 지냈다. ‘전남광주 현안’을 직접 챙기면서 호남에 필요한 보수 정치인으로 성장했으나 이번 험지 도전에 실패했다.
이 후보는 4일 낙선 인사에서 “결과는 저의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지역 발전을 바라는 저의 진심과 충정만큼은 변함이 없다”면서 “전남광주 미래를 위한 저의 고민과 노력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후보의 낙선은 역설적으로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주의’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정치적 다양성이 실종된 채 극단적인 진영 대결이 난무하면서 투표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우식 정치개혁 촉구 광주비상행동 대변인은 “기형적 정치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나 중대선거구제 도입 같은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