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에서 21만표 더 받았다
강북 일부도 “재건축 지연될라” 오 후보 선택
이처럼 아파트값이 급등한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유권자들은 오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오 후보는 서울 25개 구 가운데 10개(강남구· 서초구·송파구·중구·용산구·광진구·양천구·영등포구·동작구·강동구)에서 우위를 보이는 데 그쳤지만, 이들 10개 구에서 정 후보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승리를 쟁취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집계(5일 오전 6시 기준 99.93% 개표)에 따르면 오 후보는 강남 3구에서 54만3621표를 얻어 정 후보(32만6131표)보다 21만7490표를 앞섰다. 오 후보는 서울 전체에서 5만7611표차로 이겼다. 강남 3구의 압도적 지지를 앞세워 정 후보를 제친 것이다.
이 같은 투표 결과는 서울 유권자들이 정치적 입장에 따른 이념투표 대신 자신의 자산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자산투표를 했다는 분석으로 연결된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4일 “내가 소유한 부동산가격이 흔들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정치성향에 따른 이념투표보다 이해관계를 좇는 자산투표쪽으로 유권자들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정부 들어 쏟아진 각종 부동산 대책과 부동산 보유세 인상 가능성이 서울 집주인들의 불안감을 키우면서 자산투표로 내몰았다는 지적이다.
윤 대표는 부동산 이슈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강북권 일부 지역과 30대 여성 표심도 흔들었다고 봤다. 윤 대표는 “재건축·재개발 이슈가 있는 강북 일부 지역에서는 오 후보가 자칫 낙선하면 내가 사는 동네의 재건축·재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오 후보 지지 성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를 보면 30대 여성에서도 오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지난해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30대 여성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젠더 이슈의 영향으로 해석됐다. 윤 대표는 “30대 여성이 오 후보를 많이 선택한 것도 부동산 이슈 때문으로 읽힌다. 30대 여성은 주거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다. 근데 (이재명정부 들어) 전세 대출까지 막히면서 주거 사다리가 완전히 끊겼다고 보고 반발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