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어코리아-공정위 ‘기술유용 제재’ 공방

2026-06-05 13:00:03 게재

“기술유용·보복조치 아냐” vs “하도급법 위반”

과징금 취소소송 최종 변론…7월 23일 선고

선박용 공조설비 업체 하이에어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술유용 과징금 처분에 반발해 제기한 행정소송 변론이 종결됐다. 최종 변론에서 하이에어코리아와 공정위는 처분의 적법성을 두고 팽팽한 법리 공방을 벌였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권순형 부장판사)는 4일 하이에어코리아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7월 23일 선고하기로 했다.

앞서 공정위는 2024년 11월 하이에어코리아가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부당하게 사용하고, 해당 업체가 이를 신고하자 보복성 조치를 한 것으로 판단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6억4800만원을 부과했다. 또 법인과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공정위는 하이에어코리아가 2015년부터 거래해 온 협력업체 A사의 도면을 활용해 유사제품을 개발하고, A사가 이를 신고하자 거래를 단절하는 등 보복행위를 했다고 봤다.

이날 하이에어코리아측은 기술유용과 보복조치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협력업체와 오랜 기간 거래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2022년부터는 일부 사업에서 경쟁관계가 형성돼 가격 인상 요구와 계약 해지 등 갈등이 발생했고, 자연스럽게 거래가 축소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복조치 성립을 위해서는 신고 사실에 대한 인식이 필요한데 회사는 A사의 공정위 신고를 알지 못했고, 공정위도 직접적 인식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이에어코리아측은 핵심 쟁점인 기술자료의 비밀관리성과 경제적 유용성도 부인했다. 회사측 대리인은 “문제 된 도면들은 실물 역설계로 쉽게 작성 가능한 ‘승인도면’에 불과하다”며 “소재나 두께 등의 정보는 이미 카탈로그와 특허를 통해 공개된 일반적 정보”라고 밝혔다.

반면 공정위측은 하도급법상 기술자료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보다 넓게 인정되는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공정위측은 업계에 알려진 정보라 하더라도 수급업자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줄 수 있는 참고 가치가 있다면 기술자료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면동의 없는 복사금지’ 등의 경고 문구가 명시돼 있어 원고 역시 이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보복조치 성립 관련해서도 공정위측 대리인은 “A사가 공문을 통해 특정 시한까지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공정위에 신고하겠다고 명확히 통지했으므로 원고의 예견 가능성이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검찰 역시 이런 혐의를 인정해 기소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의 최종 프레젠테이션 변론이 끝난 뒤 “쌍방 변론이 판단에 도움 될 것”이라며 재판을 마무리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박광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