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가짜뉴스가 금품선거 추월한 지방선거
선거사범 4191명 적발 … 흑색선전 32.5%로 최다
딥페이크 51명 … 선거범죄, 온라인·인공지능 확산
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허위·가짜뉴스 유포 등 흑색선전이 금품수수를 제치고 가장 많은 선거범죄 유형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페이크 선거범죄까지 등장하면서 선거범죄의 무게중심이 금품 제공 등 오프라인 불법행위에서 온라인 허위정보 유포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 2월 3일부터 선거일까지 적발된 선거범죄는 총 2549건, 4191명이다. 이 가운데 265명은 송치됐고 3394명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구속 인원은 8명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허위·가짜뉴스 유포 등 흑색선전이 1365명(32.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금품수수 1050명(25.0%), 현수막·벽보 훼손 311명(7.4%), 사전선거운동 270명(6.4%), 선거폭력 210명(5.0%) 순이었다. 흑색선전이 금품수수를 앞선 것은 이번 선거범죄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흑색선전의 상당수는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적발한 흑색선전 사범 가운데 533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허위정보를 유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색선전 사범 10명 중 4명가량이 온라인 공간에서 적발된 셈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딥페이크를 이용한 선거범죄가 현실화했다. 경찰은 온라인 흑색선전 가운데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운동으로 51명을 단속했다. 적발된 32건 중 영상 조작이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미지 조작 15건, 음성 조작 1건이 뒤를 이었다.
과거 선거범죄가 금품 제공이나 조직 동원 중심이었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허위정보 유포가 새로운 범죄 유형으로 등장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선거운동 방식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선거범죄 역시 기술 변화에 따라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사 단서별로는 고소·고발이 2365명(56.4%)으로 가장 많았다. 신고·진정은 1037명(24.7%), 선거관리위원회 고발·수사의뢰는 412명(9.8%), 첩보·자체인지는 377명(8.9%)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남부경찰청이 663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경찰청 550명, 서울경찰청 490명, 경북경찰청 362명, 경남경찰청 292명 순이었다.
경찰은 이날부터 10월 2일까지 4개월간 ‘선거 사건 집중 수사 기간’을 운영한다.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선거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하고 당선 답례 명목의 금품 제공이나 당선 대가로 이권을 제공하는 행위 등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금품 제공과 조직 동원 중심이던 전통적 선거범죄보다 허위정보 유포와 온라인 여론 조작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딥페이크까지 선거범죄 수단으로 등장하면서 향후 선거관리의 초점도 온라인 허위정보와 인공지능 기반 조작 정보 대응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