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권 경쟁, 51만 호남당원 잡기 총력전
김민석 총리·송영길 전 대표 연이어 광주 방문
지방선거 공천 탈락자 ‘반정청래’ 움직임 포착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 방문이 이어지면서 호남을 중심으로 당권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지방선거 탈락자 중심으로 ‘반정청래’ 움직임이 본격화됐고, 김민석 총리·송영길 전 대표 지지자 모임도 한층 활발해졌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갈등 중인 민주당은 이번 주부터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설치 등을 본격 논의한다. 차기 당대표 등을 뽑는 전당대회는 8월 중순에서 9월 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당대회가 9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대 승부처인 ‘호남 잡기’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사퇴 의사를 밝힌 김 총리는 지난 6일 광주를 찾아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등을 두루 만났다.
그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뉴호남 포럼’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충분치 못하다”며 정청래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7일에는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에 “제 다음 임무는 이재명정부의 시대정신을 실현할 강력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당대표 출마를 시사했다. 앞서 김 총리는 올해 초 주소지를 전북 익산으로 옮겼다.
국회 복귀에 성공한 송 전 대표도 7일 지지자 20여명과 함께 5.18 민주묘지 참배 등 1박 2일 호남 일정을 소화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 경선에서 불거진 자동응답전화(ARS) 오류 문제를 언급하면서 “지도부가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데이터를 없애버렸다”고 정 대표를 공격했다. 당권 경쟁 최대 승부처인 호남 권리당원은 광주 11만명, 전남 21만명, 전북 19만명 등 모두 51만명 정도다. 이 수치는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 30% 이상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가 지방선거 막판 일정을 호남에서 집중 소화한 것도 권리당원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지방선거 이후 차기 당권 주자 지지자 모임도 활발해졌다. 광주지역 김 총리 지지자들은 최근 사무실을 내고 전국적 연대를 강화했다. 광주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 당선인 중심으로 모임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 지지자 모임도 가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강성 당원 중심으로 정 대표 지지세가 견고한 만큼 김 총리와 송 전 대표 단일화 가능성도 거론됐다.
지방선거 공천 탈락자 중심으로 ‘반정청래’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바로 이 시각부터 정청래를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면서 “오만한 당대표가 호남인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반발은 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ARS 투표 논란에서 비롯됐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13일 시작된 전남지역 ARS 투표 과정에서 2308건의 전화 끊김 현상이 발생하자 당 지도부에 진상조사 등을 요구했고 이 때 생긴 앙금이 가시지 않았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인 김보미 민주당 강진군수 예비후보도 최근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모두 민주당이 참패했다”며 정 대표 사퇴를 주장했다. 반정청래 움직임은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면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지방선거 때 불거진 공천 잡음이 반정청래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