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휴전 후 처음 이스라엘 본토 공격

2026-06-08 13:00:08 게재

미·이란 종전협상 최대 변수 부상

베이루트 공습에 탄도미사일 보복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막바지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란이 휴전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이 도화선이 됐다.

이스라엘군은 7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약 15분 간격으로 두 차례 발사된 미사일은 방공망에 의해 모두 요격됐으며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북부의 라맛 다비드 공군기지를 겨냥한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작전은 경고에 불과하다. 도발이 반복되면 더욱 광범위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군 통합지휘부인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도 별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와 베이루트 다히예 지역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공격을 확대할 경우 더 파괴적이고 고통스러운 타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4월 8일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발효된 이후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직접 타격한 첫 사례다.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국지 충돌은 계속됐지만 이란이 직접 군사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태의 발단은 이날 오전 이뤄진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의 테러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다히예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으로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이 자위권 행사라는 입장이지만 공습 대상이 레바논 수도권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특히 미국이 최근 이스라엘에 베이루트 공습 자제를 요청한 상황에서 공격이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베이루트 공습 계획에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중대한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레바논 전선의 확전을 경계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베이루트를 다시 타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고 결국 실제 공습이 이뤄졌다.

이란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을 비롯한 이란 지도부는 베이루트 공습 직후 강경 대응을 예고했고, 에브라힘 레자이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 밤 점령지의 하늘을 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정부도 재보복을 시사하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했으며 이란의 공격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충돌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양측은 최근 수주 동안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안전 보장, 핵 프로그램 제한 등을 포함한 포괄적 합의를 논의해 왔다. 하지만 이란이 휴전 이후 처음으로 직접 군사행동에 나서고 이스라엘이 추가 보복을 검토하면서 협상 환경은 크게 악화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으니 이제 그만하라”고 말하며 확전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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