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법무장관에 자신의 개인 변호인 지명
상원 인준청문회가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형사사건 변호인을 지낸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을 연방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공식 지명했다. CNBC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두달 넘게 장관 대행을 맡아온 블랜치를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법무장관은 상원 인준을 거쳐야 취임할 수 있다.
블랜치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법률 참모로 꼽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 형사기소됐던 시기에 개인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뉴욕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 사건과 기밀문서 불법 보관 혐의 사건,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관련 사건 등에서 변호를 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사건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지만 취임 직전 처벌 없는 ‘무조건 석방’ 선고를 받았다. 연방 사건들은 2024년 대선 승리 이후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는 법무부 방침에 따라 종결됐다.
논란의 핵심은 법무부의 독립성이다. 미국 법무장관은 연방수사국(FBI)과 연방 검찰을 감독하는 자리로, 내각 구성원이면서도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블랜치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 출신인 데다, 장관 대행으로 재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관련 사안을 처리해 이해충돌 논란을 키웠다.
CNBC에 따르면 블랜치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세청(IRS)을 상대로 낸 100억달러 규모 소송 합의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트럼프그룹에 대해 과거 세금 신고와 관련한 기소나 집행 조치를 면제하는 내용의 합의에 관여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사법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상하기 위한 18억달러 규모 ‘사법 무기화 반대 기금’도 쟁점이다. 비판론자들은 이 기금이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유죄 판결자에게도 지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랜치 후보자는 지난 2일 하원 청문회에서 법무부가 기금 추진을 영구적으로 포기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서면으로 확약하지는 않았다.
민주당은 즉각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했고,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상원 인준 과정에서 블랜치 후보자 지명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법무부 독립성 논란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