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글로벌 사옥 흙막이 사고 “SGC E&C 배상”

2026-06-09 13:00:31 게재

법원 “과도한 천공·계획 미흡, 시공사 책임 40%”

도로균열·변위 발생 … 설계·감리사 책임 면책

오스템글로벌이 인천 송도 사옥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흙막이 연쇄 변위 사고와 관련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시공사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설계사와 감리사의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3부(이정재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오스템글로벌이 SGC E&C와 설계사·감리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SGC E&C는 원고에게 8억63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의 자회사인 오스템글로벌은 송도에 사무·제조·연구동을 짓는 신축공사를 추진했다. SGC E&C는 해당 공사의 시공사로 참여했다.

사고는 2021년 기초말뚝 공사 과정에서 발생했다. 6월 남측 흙막이 하부가 현장 안쪽으로 28㎜ 밀리고 인접 도로에 균열이 나타났다. 7월에도 보강을 위해 설치하던 SCW(Soil Cement Wall) 차수벽 공사 과정에서 흙막이 변위와 도로 균열이 재차 발생했다.

오스템글로벌은 시공·설계·감리상 과실로 흙막이 이상이 발생했다며 차수벽 공사비 등을 포함한 21억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남측 흙막이에서 발생한 1·2차 사고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북측·서측 흙막이 이상 현상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1차 사고 원인을 ‘흙막이 전면 수동저항영역에 미칠 수 있는 위치에 기초말뚝 공사가 진행된 데 따른 흙막이 안정성 저하’로 판단했다. 특히 SGC E&C가 설계회사가 작성한 시방서상 시험시공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시방서에는 본 시공과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시공을 실시하도록 규정돼 있었지만, 시공사는 흙막이 인근에서 충분한 검증 없이 공사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2차 사고에 대해서도 “설계도면에 기재된 SCW 시공 방법을 따르지 않았고, 시공계획서조차 작성하지 않은 채 차수벽 공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지하굴착공사로 인한 구조적 변위가 사고에 미친 영향이 존재하는 점, 공사 현장 지반의 예측 불가능한 특수성, 공사의 난이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공사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40%로 제한했다.

설계사에 대해서는 “불규칙하게 형성된 지층과 자갈층의 영향으로 발생한 침하를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웠다”며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감리사 역시 사고 이전부터 균열 발생 사실을 통보하고 보강공사와 공사 중지, 안전관리계획 개정 등을 요구한 점 등을 들어 책임을 부정했다.

판결에 대해 SGC E&C측은 8일 “회사는 재판부의 판결을 겸허히 수용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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