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존경” 이 대통령 이례적 극찬, 왜

2026-06-09 13:00:16 게재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공정 뇌관’ 2030 달래기

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절차적 공정성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낸 2030 청년 세대를 향해 이례적으로 극찬과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청년층의 더불어민주당 이탈 조짐이 확인된 상황에서 부실선거 사태로 촉발된 ‘공정 이슈’에 적극 공감하며 이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참정권 침해를 지적하고 나선 청년들을 향해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적당히 넘어갔으면 이런 일이 또 생겼을 것인데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해준 청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을 보면서 주권 감수성 부족에 대한 반성을 했다”고 덧붙였다.

차기 민주당 대표 출마를 앞둔 김민석 국무총리도 지난 7일 예정에 없던 일정을 추가해 대학생들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선관위의 부실 관리를 비판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또 다른 차기 당대표 주자로 꼽히는 송영길 의원 역시 지난 5일 “이번 선거를 치르며 2030의 민심을 확보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우리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하며 “멀어져가는 20대와 30대의 민심을 다시 얻기 위한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와 여당이 앞다퉈 청년층 감싸안기에 나선 배경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2030세대의 표심 변화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여당의 지지 기반으로 꼽히던 서울 지역 2030 여성의 표심에서도 심상치 않은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의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 18~29세 여성의 경우 정원오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는 48.5%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41.4%)를 앞서긴 했으나 격차가 크지 않았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20대 여성에게 67.0%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과 비교된다. 반면 오 후보에 대한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4년 전보다 10.5%p나 상승했다.

30대 여성층의 이반은 더 두드러진다. 오 후보의 지지율이 53.6%를 기록하며 정 후보(42.8%)를 따돌린 것이다. 이는 4년 전 선거에서 30대 여성의 54.1%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흐름과 상반된 결과다.

선거 결과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도 청년층을 향한 오만한 태도를 반성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하헌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20대 여성을 잡아놓은 물고기라도 되는 양 표 맡겨 놓은 것처럼 대했다”면서 “방구석 제갈량처럼 판세 분석만 하고 권력구도만 보려 들지 말고, 살아있는 ‘사람’들 마음의 흐름을 읽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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