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상업적 합리성’ 기준 확정

2026-06-09 13:00:38 게재

미 국채금리 연동한 원리금 수익 보장돼야 투자심사

2조원 규모 ‘한미전략투자공사’ 6월18일 공식 출범

한미전략투자법 시행령 통과

정부가 미국과 합의한 총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적 투자를 관리할 제도적 기반을 마무리했다. 투자 추진의 핵심 분수령이 될 ‘상업적 합리성’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범부처 협력 체계를 강화해 부실투자 방지와 국익 극대화를 동시에 노린다.

정부는 9일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안’을 의결했다. 지난 3월 공포된 특별법의 위임 사항을 구체화한 것으로, 오는 6월 18일 법률과 함께 동시 시행된다.

◆경제·안보 예외 통로 마련 = 시행령안의 핵심은 대미투자사업의 성패를 가를 ‘상업적 합리성’의 정의다. 정부는 이를 ‘개별 투자사업의 예상 존속기간 동안 한국으로 분배되는 총 예상 수입이 해당 투자의 원리금을 전부 충당할 수 있는 경우’로 규정했다. 무분별한 투자를 막기 위해 철저한 정량적 수익성 검증을 거치겠다는 취지다.

원리금 산정 때 적용하는 이자율은 투자 시점의 ‘2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에 한미 양국이 협의한 ‘가산금리’를 더해 예외 없이 시장기준을 따르도록 했다. 개별 사업의 예상 존속기간은 미국과 협의해 결정한다.

다만 국가 안보나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직결되는 핵심사업은 수익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예외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다. 상업적 합리성이 미달하더라도 국익에 미치는 정성적 영향을 정밀 검토해 보고하도록 해 전략적 투자의 유연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예외조항이 자칫 수익성 없는 사업에 대한 미국의 압박을 수용하는 명분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2조원 규모 전담 공사 한시 운영 = 대규모 자본과 외교역량이 결합되는 사업 특성에 맞춰 심의기구의 진용도 강화했다.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와 산업부 장관이 이끄는 ‘한미전략투자 사업관리위원회’의 당연직 정부위원으로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외에 외교부, 기획예산처, 금융위원회가 추가 배치됐다. 전문성 보완을 위해 산하에 재무, 공급망, 첨단산업 등을 전담하는 전문위원회와 소위원회도 설치한다. 민간위원 역시 금융투자 와 전략산업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전문가 등으로 자격 요건을 강화했다.

실무 집행을 전담할 ‘한미전략투자공사’는 법정 자본금 2조원 규모로 설립되며, 정부가 연차적으로 현금을 출자한다. 조직 비대화와 방만경영을 막기 위해 공사 운영기간은 설립 등기일로부터 20년으로 제한했다. 공사는 전문적 업무 수행을 위해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에도 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 투자재원이 되는 기금채권발행은 수출입금융채권 발행 절차를 준용해 효율성을 높였다.

정부는 6월 18일 특별법 시행과 동시에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즉시 출범시켜 법·제도적 기반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실제 구체적인 투자 프로젝트는 공사 출범 후 사업관리위원회의 정밀 검토와 운영위원회의 심의, 국회 보고 및 대미 협의 등 정해진 절차를 거쳐 순차적으로 결정된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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