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대전시의회, 대의민주주의 기구 맞나
4년 만이다. 또 다시 대전시의회 선거에서 싹쓸이가 재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전시의회 선거에서 지역구 19개 선거구 가운데 18석을 차지했다. 압승이다. 4년 만의 싹쓸이지만 정당은 바뀌었다. 2022년 대전시의회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19개 선거구 가운데 16석을 휩쓸었다. 2018년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전 지역구를 석권했다.
대전시의회 선거 결과는 특정정당의 싹쓸이가 반복되는 대구경북이나 광주전남 등과는 조금 다르다. 선거마다 정당이 바뀐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영호남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선거마다 싹쓸이에 가까운 현상이 일어나는 곳은 드물다. 인접한 충청권의 세종이나 충남과 비교해도 대전시의회 현상은 독특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은 지난 8년간 번갈아가며 독점적 의회를 구성했다. 이에 따라 양당은 서로 번갈아가며 처참한 야당시절을 보냈다. 2018년부터 4년간 야당은 국민의힘 소속 비례의원 1명이었다. 2022년부터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의원은 당초 4명이었지만 탈당 등으로 쪼그라들어 결국 비례의원 1명만 남기도 했다.
대전시의회에는 지난 8년간 사실상 견제와 균형이 존재하지 않았다. 단체장과 함께 한 독점적 다수당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정치생태계는 상호견제라는 피드백 시스템이 사라지면 마비되게 돼 있다.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은 단순히 ‘대리인을 뽑는 행위’에 있지 않다. 그것은 사회 내의 본질적인 갈등과 다양한 이해관계를 의회라는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재현’하는 과정이다. 한 사회의 정치적 의사는 단색일 수 없다. 따라서 의회는 민심의 비율만큼 분점되고 쪼개져야 마땅하다. 그것이 헌법이 보장한 다원주의의 가치이자 견제와 균형의 원리다.
그런데 대전시의회 구성은 이런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대전시의회 전체 22석 가운데 지역구 1석에 비례 1석을 추가해 2석을 차지했다. 전체 의석의 9%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번 대전시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43.3%를 차지했다. 너무 큰 괴리다. 지난 2022년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선거에서 42.2%를 차지했지만 전체 의석수는 4석에 불과했다. 이런 대전시의회를 대의민주주의 기구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방자치법에서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 집행기관에 앞서 위치한다. 지방의회가 주민의 뜻을 대표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대표기구이기 때문이다. 이제 대의민주주의 제도는 주민을 대표한다는 본령에 복무해야 한다. 이번처럼 비례대표 1명을 늘리는 것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근본적인 개선을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