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특허를 깨워라”…TLO<기술이전 전담조직> 역량 확보가 첫발

2026-06-10 13:00:02 게재

2025년 공공IP 34.6%만 활용, 나머지 ‘장롱특허’ 방치

대학·공공연 기술운용률 5년만에 14.1%→9.6%로 하락

지재처 ‘IP-TLO 얼라이언스’ 출범, 기술이전 본격 추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30조원 시대다. 대한민국은 세계 4위의 특허강국이다.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은 특허의 산실이다. 이곳에서 매년 수만건의 특허가 쏟아지고 있다. 세계경제 패권 경쟁에서는 특허가 경제적가치를 가질 때 강력한 무기가 된다. 단순한 특허 ‘숫자’는 경쟁력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대학과 공공연이 보유한 상당수 공공 지식재산(IP)이 서랍속에 방치돼 있다. 국가 경제안보의 핵심 병기로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돼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대학·공공연의 기술이전전담조직(TLO) 간 역량격차와 사업화 네트워크 한계를 주요한 원인으로 꼽는다.

◆공공IP 계약자 92.7%가 중소벤처 = 대학과 공공연은 국가 R&D의 핵심 주체다. 2024년 기준 정부 R&D 예산의 약 68%(약 19조2000억원)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대학과 공공연 283곳이 보유한 기술은 42만6395건이다.

하지만 기술이전을 통한 활용은 매주 낮다. 2024년 누적기술 42만6395건 중 기술이전계약 기술은 9.6%(4만961건)에 불과했다.

2024년도 신규확보 기술(3만8872건)의 활용도 4.7%(1840건)에 그쳤다. 대학과 공공연이 한해 동안 개발한 기술 100건 중 평균 5건 정도만 그해 기술이전이 된 셈이다. 3년전에 확보한 기술의 3년 후 활용도 10건 중 1건 수준이었다. 2022년도 신규확보 기술은 3만5326건이다. 3년이 지난 2024년 기술활용률은 10.4%(3684건)로 나타났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의 2020~2025년 지식재산활동 실태조사에서도 2025년 대학·공공연의 휴면특허는 65.4% 넘었다. 34.6%만이 사업화된 것이다. 다만 활용률이 2020년 22.1%보다 높아지고 있는 건 긍정적이다.

대학과 공공연이 생산한 공공IP는 중소벤처기업 성장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기술이전 확산은 중요하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공공IP 기술도입은 대부분 중소벤처기업이다. 2024년 기준 일반 중소기업이 88.3%, 창업기업이 4.4%가 공공IP 기술이전 계약을 했다. 공공IP 계약자 92.7%가 중소벤처기업인 셈이다.

◆TLO 역량 불균형 해소 관건 = 공공IP의 사업화를 위한 기술이전이 낮은 배경에는 기술이전전담조직(TLO) 역량차이가 자리잡고 있다.

대형 대학·공공연은 자체 사업화 역량과 네트워크를 통해 기술료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소규모 기관이나 지방대학은 전문인력 부족과 네트워크 한계로 우수한 연구성과를 기업과 연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식재산처 관계자는 “이러한 ‘TLO 역량의 불균형’은 공공기술이 기업현장으로 이전되는 것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칸막이가 돼 왔다”고 평가했다. 기술은 시장에서 활용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입증한다. TLO는 기술을 발굴하고 중개하는 역할이다. 기관별로 TLO 역량차이가 있다 보니 공공IP 활용에 한계를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식재산처가 기술이전 사다리 구축에 나섰다. TLO 역량확보를 공공IP 활용을 높이는 첫걸음으로 판단했다.

지난 4월 17일 공식출범한 ‘IP-TLO 얼라이언스’는 지재처 노력의 산물이다. TLO 얼라이언스는 전국 56개 주요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공공IP 사업화플랫폼이다.

얼라이언스는 다음 3개 분과를 통해 정책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정책·거버넌스 분과’는 기술이전 과정의 고질적인 규제를 발굴하고 합리적인 정책 개선안을 도출한다. ‘사업화·생태계 분과’는 기관 간의 장벽을 허물고 사업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함께 제공하고 공동마케팅을 추진한다. ‘글로벌 IP 분과’는 우리 기술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다. 즉 단순한 기술이전을 넘어 글로벌 특허 확보와 정당한 기술가치 평가를 통해 우리 기술의 해외 수익화를 극대화하는 게 TLO 얼라이언스의 방향이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얼라이언스 핵심은 ‘연결’과 ‘확장’에 있다”며 “잠에서 깨어난 특허들이 시장과 산업현장으로 흘러들어가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이익이 다시 기름으로 부어지는 지식재산 기반의 선순환 생태계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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