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NA 기반 맞춤형 건강관리

2026-06-10 13:00:02 게재

미 유전자분석장비기업 1대 주주 올라 … 갤럭시와 DNA 데이터 결합

삼성전자가 유전체 분석정보와 웨어러블 기기가 수집하는 일상 데이터를 결합한 초정밀 맞춤형 헬스케어 구현에 한발짝 다가섰다.

삼성전자는 미국 유전자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엘리먼트)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고 10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엘리먼트의 ‘시리즈 E’ 투자에 참여해 1억7500만달러(약 2700억원) 규모 추가 지분 투자를 집행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4년 7월 엘리먼트의 ‘시리즈 D’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정밀 의료 시장 핵심 기술을 선점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엘리먼트, 정확도 99.99% 유전체 분석 기술 확보 = 엘리먼트는 2017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유전체 분석 정확도를 업계 최고 수준인 99.99%로 높이고 분석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DNA 시퀀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DNA 시퀀싱은 생명체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DNA 염기 서열을 읽어 유전적 변이와 특징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염기는 DNA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사이토신(C) 네 가지로 구성돼 있고 DNA는 30억쌍의 염기 서열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 DNA 염기 서열을 읽게 되면 정상인 표준 DNA와 비교해 유전자의 변이와 특징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얻은 유전체 정보는 △선천적 유전 특성 파악 및 질병 사전 예측 △유전 변이에 따른 질병의 조기 발견과 추적 관찰 △개인 맞춤형 치료법 개발 등 미래 정밀 의료 분야에 폭넓게 활용된다.

대표적인 예가 2013년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과 난소암을 일으키는 유전자(BRCA)를 발견해 예방적 차원에서 가슴 절제 수술을 한 사례다.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분야는 엘리먼트의 차세대 유전자 시퀀싱 기술과 멀티오믹스다.

멀티오믹스는 DNA뿐 아니라 그 DNA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RNA·단백질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한꺼번에 분석하는 기술이다.

DNA 시퀀싱이 생명체 설계도를 읽는 기술이라면 멀티오믹스는 그 설계도가 몸 속에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고 변화하는지까지 함께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질병의 근본 원인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DNA·RNA·단백질을 각각 다른 장비로 분석한 뒤 그 결과를 다시 합치는 방식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정확도의 한계도 있었다. 엘리먼트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 하나의 기기로 DNA·RNA·단백질은 물론 세포의 변화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2022년 중형 DNA 시퀀싱 기기 ‘아비티’를, 2024년에는 유전체 정보와 세포 변화를 시간 축에 따라 분석하는 ‘아비티24’를 출시했다.

◆‘삼성 헬스’ 강력한 지원군 확보 =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 확대를 계기로 엘리먼트와의 전략적 협력을 한층 더 공고히 하고 기술 전반의 협업을 강화해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자사가 갖고 있는 AI 역량,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기술에 엘리먼트의 기술을 접목해 차세대 유전자 진단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에선 갤럭시 기기와 엘리먼트 기술을 접목하면 초개인화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링 등 웨어러블 기기가 수집하는 일상 데이터(수면 운동 심박수 등)와 엘리먼트의 유전체 분석 데이터와 결합하면 기존에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DNA 기반 맞춤형 건강 관리 및 질병 예측 서비스’를 ‘삼성 헬스’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 선제적으로 상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의 AI,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 전문성과 엘리먼트의 혁신적인 유전체 분석 기술이 결합돼 맞춤형 의료의 미래를 위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밀 의료기기부터 디지털 헬스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사업리스크를 벗어난 지닌해부터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만 미국 마시모사 오디오 사업부문,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독일 플랙트그룹,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 등 4건의 M&A를 진행했다. 거래 금액은 5조2000억원 규모로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최대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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