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지배력에 뉴욕시 연기금 반발

2026-06-10 13:00:01 게재

의결권 80% 독점 논란

일부 연기금 불참 선언

스페이스X 로켓이 발사대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출처 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 기업공개 이후에도 압도적인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구조를 놓고 미국 주요 연기금과 기관투자 업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뉴욕시 최고재무책임자 마크 러빈은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창업자들이 더 많은 지배권을 원하는 흐름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머스크가 스페이스X에서 추진하는 방식은 지금까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머스크에게 약 80%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지배구조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머스크는 최고경영자와 최고기술책임자, 이사회 의장을 동시에 맡는다. 스페이스X는 인류가 여러 행성에 살도록 만들고, 우주 기반 통신과 인공지능, 달 기지와 다른 행성 도시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약 3000억달러 규모의 뉴욕시 공적 연기금의 재정감사관인 마크 러빈은 스페이스X를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단일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 적이 없고 업종 단위 배제만 해왔다”며 “스페이스X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은 우리에게도 전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주주로서 내부에서 더 민주적인 지배구조를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머스크가 주주의 권한을 빼앗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러빈은 지난달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최고책임자 마시 프로스트, 뉴욕주 감사원장 토머스 디나폴리와 함께 머스크에게 서한을 보내 스페이스X의 극단적인 지배구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중시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예 투자를 포기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과 영국 에덴트리 인베스트먼트는 고평가와 취약한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기업공개 참여를 거부했다. 노르웨이 스토레브란 자산운용은 직접 투자는 하지 않겠지만 지수 편입 시 지수 추종 펀드를 통한 간접 노출은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나스닥이 규정을 바꾼 뒤 나스닥100 지수에 조기 편입될 예정이다. 반면 S&P500 지수는 최소 1년간 순이익 흑자 요건을 유지하기로 해 편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러빈은 상장 초기 주식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신중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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