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발주처에 60억달러 선금융 지원…전후복구 등 대비”

2026-06-10 13:00:12 게재

대외경제장관회의 … 구윤철 “성장과 소득 함께 개선, 견조한 회복세”

정상외교 경제성과 분기별 점검 … 전후 중동 겨냥 전략펀드 신설추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경제회복 흐름을 지속시키기 위해 정상외교 성과를 분기별로 정밀 점검하는 한편 전후 복구에 나서는 중동지역을 겨냥해 60억달러 규모의 ‘선(先)금융 지원’과 전용 전략펀드 신설 등 선제적 지원책을 펼치기로 했다.

정부는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주재로 ‘제269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중동 국가별·분야별 인프라 고도화 협력방안’과 ‘정상회담 경제분야 성과 이행점검 방안’을 논의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석민 기자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 13.2% 급증 = 구 부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세계 경제는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재편 등 국제질서의 격변을 겪어왔다”며 “중동지역 긴장이 장기화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우리 국민과 기업, 정부가 함께 노력한 결과 우리 경제는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밝힌 올해 1분기 경제지표는 한국 경제의 뚜렷한 반등세를 뒷받침한다. 한국은행 잠정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했다. 물가 상승분 등을 반영한 명목 GDP는 전기 대비 10.5%,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17.1% 증가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소득 지표도 큰 폭으로 뛰었다.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9.2%,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명목 GNI 역시 전기 대비 11.0%, 전년 동기 대비 17.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구 부총리는 “성장과 소득이 함께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러한 회복 흐름이 일시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와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상외교와 경제협력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출범 1년간 MOU 84건 체결 = 정부는 지난해 6월4일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한 이후 1년간 쌓아온 정상외교 성과의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1년간 주요국과 과학기술, 경제,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8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경제협력의 영토를 넓혀왔다.

구체적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농림·수산 분야에서는 중국과 ‘자연산 수산물 수출입 검사 및 위생조건 MOU’를 체결한 이후 냉장병어 등 신규 품목의 수출이 본격적으로 개시됐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지난해 8월 베트남과 과학기술 협력 MOU를 맺은 뒤, 채 1년이 되지 않은 올해 4월 ‘과학기술혁신 협력 마스터플랜’을 신속하게 수립하는 등 실무적 결실을 맺었다.

정부는 외교적 합의가 단순한 서류에 그치지 않도록 정상외교 경제성과에 대한 분기별 점검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점검을 통해 발굴된 성공 사례는 적극적으로 공유·홍보하고,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발생하는 추진 애로사항은 관계부처 간 소통을 통해 즉각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해외건설 텃밭 ‘중동’ 미리 밭간다 = 이날 회의의 핵심안건은 중동 지역과의 인프라 협력 고도화다. 재경부에 따르면 중동은 1966년부터 올해 4월까지 기록한 대한민국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1조500억달러) 중 절반에 가까운 5132억달러(약 49%)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자 에너지·공급망 안보의 중추다.

정부는 중동 주요국들이 전쟁을 겪은 이후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고도화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관협력 강화 △파격적 금융지원 △G2G(정부 간) 협력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우리 기업의 수주를 전방위 지원할 방침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맞춤형 금융지원이다. 정부는 일시적 유동성 저하를 겪고 있지만 신용 상태가 양호한 중동 주요국의 발주처를 대상으로 총 60억달러 규모의 ‘선(先)금융 지원’을 추진한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각각 30억달러씩 부담한다. 일반적으로 우리 기업의 수주가 확정된 후 자금을 지원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수주가 없는 상태에서도 우호적 수주 환경 조성을 위해 발주처에 먼저 금융 유동성을 공급하는 선제적 카드다.

아울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중심이 돼 중동 인프라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중동 인프라 전략펀드’ 신설도 추진한다. 이 펀드는 중동의 풍부한 자본을 가진 국부펀드 등과 공동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재외공관 총동원 프로젝트 발굴 = 민간과 정부의 결합도 고도화된다. 전 세계 재외공관을 사령탑으로 삼아 현지수요와 핵심 프로젝트 정보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또 해외건설협회, 플랜트산업협회,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유관 기관들이 중동 주요 발주처와 면담할 때 우리 건설사 및 운영사를 무조건 동반하도록 하는 ‘통합 마케팅’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정부 차원의 외교적 총력전도 병행된다. 수주 가능성이 높은 핵심 프로젝트의 물꼬를 트기 위해 정부 고위급 인사를 현지에 선제적으로 파견하는 등 강도 높은 G2G 협력을 전개할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지만, 위기는 새로운 협력과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며 “앞으로도 협력기반 구축과 성과 창출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으며,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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