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사태, 선거제 개혁론으로 확산
민주당, 선거제도개혁TF 곧바로 가동
혁신당·시민단체, 정개특위 구성 촉구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거제도 개혁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고, 조국혁신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9일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재선거 요구를 차단하기 위해 국정조사 실시와 특검 수용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제도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선거제도 개혁TF를 만들어 공직선거법과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을 비롯해 개헌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송기헌 의원이 단장인 TF는 국회의원 8명으로 구성했고, 10일 첫 회의를 가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분간 TF를 통해 제도개선 방안을 만들 계획”이며 “여야 합의가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정개특위 구성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개혁을 줄기차게 요구했던 조국혁신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정개특위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선거 직전에야 부랴부랴 정개특위를 열어 졸속으로 처리하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면서 “선거제도와 선관위 체제는 물론 선거와 투표 전반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권한대행은 이날 선거 관리제도 개선을 위한 공론화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참여연대는 9일 논평을 통해 “대표성·비례성·다양성이 보장되는 선거제도 개혁이 더 이상 거대 양당의 담합에 밀려 방치돼서는 안 된다”면서 “국회는 상임위원회 구성과 동시에 정개특위를 만들어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정치권을 압박했다.
선거제도 개혁 요구가 분출한 배경은 6.3지방선거 이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한 선거제도 개선 방안이 미흡해서다. 양당은 지난 4월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 소폭 상향(10%에서 14%)과 광역의원 중대선거구제 4곳 시범 실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16곳 추가(기존 11곳) 등에 합의했지만 조국혁신당 등은 ‘밀실 야합’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현행 선거제도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선 유권자 알권리를 차단한 무투표 당선이 511명에 이른다. 전국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당선인 4194명 중 12%에 해당한다. 선관위에 따르면 증가 추세인 역대 무투표 당선인은 모두 3025명이다.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무효표가 108만8179표나 나왔다. 시·도지사 선거 무효표 43만4267표 보다 2.5배나 많은 수치다. 무효표는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받고서도 유효하게 기표하지 않은 경우 등을 말한다. 무효표 증가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과 소위 깜깜이 선거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소선거구제 중심인 선거제도 탓에 양당 독점이 심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국 기초의원 당선인 3034명 중 민주당이 1574명, 국민의힘은 1277명이다. 제3당과 무소속 당선인은 183명에 그쳤다. 광역의원 당선인 933명 중 제3당·무소속 당선인은 고작 17명에 불과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양당 독점과 민의를 왜곡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조만간 진보정당과 연대해 가칭 ‘정치개혁 범시민 논의기구’를 만들 예정이다.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정책위원은 “선관위 개혁과 함께 현행 선거제도를 고쳐야 유권자 의사가 제대로 선거 결과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