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 연명에 쓰인 농업정책자금
감사원 “경영컨설팅·구조조정 등 제도 보완 필요”
정부가 지원하는 농업정책자금이 한계기업의 경영 정상화보다 연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지매입사업의 과도한 환매요율로 농가 부담이 심화되는 등 제도 전반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1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요 농업정책자금 지원사업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의 농업정책자금은 한계기업의 경영을 정상화하기보다 한계기업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2022년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한계기업 71곳을 분석한 결과 이후 3년간 이자보상배율이 1 이상으로 개선된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반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으로 만성적인 재무 취약 상태에 있던 기업 35곳은 정상화된 기업보다 22배 이상 많은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1보다 작으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충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 비율이 3년 이상 1미만이면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결국 정책자금이 한계기업을 장기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 셈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컨설팅과 구조조정, 재무상태 모니터링 강화 등 한계기업의 경영개선 효과를 높이기 위한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하라고 농림축산식품부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업은 농어촌공사가 위기 농업인의 농지를 매입한 뒤 장기 임대하고 환매권을 보장하는 제도다. 그러나 2009년 도입 이후 환매요율이 17년째 3%로 유지되면서 농가부담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환매요율을 2%로 낮춰 분석해보니 2024년 기준 125억원의 농가부담 경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사원은 농식품부에 환매요율을 주기적으로 검토·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