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이 ‘투표용지 사태’에 대처하는 법

2026-06-11 13:00:02 게재

특검 공방 대신 실효적 법적 조치 취해

증거보전 신청·선거 소청으로 존재감

6.3 지방선거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개혁신당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실용적 접근을 취하며 대안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거대 양당이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개혁신당은 사법 절차를 빠르게 밟아나가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투표용지 부족’ 잠실7동 투표소 현장검증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오른쪽)와 법원 관계자들이 10일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아파트 노인정에 도착해 현장 검증에 나서고 있다. 김 부장판사 왼쪽은 지난 8일 증거보전을 신청한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개혁신당은 국조와 특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우선은 사법부를 통한 직접적인 증거 확보 등 단기 실효성이 높은 법적 조치에 화력을 집중했다. 이번 선거에서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정철 최고위원이 법원에 ‘투표용지 보관 상자 등 증거보전 신청’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법원은 김 최고위원이 제기한 증거보전 신청을 인용해 현장 집행에 나섰다. 다만 이미 투표용지함이 폐기돼 증거 보전에는 실패했지만 증거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조기에 확인한 결과를 가져왔다. 양당이 국조 추진에 매달려 있는 동안 소수 정당이 실질적인 규명 절차를 주도한 셈이다.

개혁신당은 부실 선거구를 대상으로 한 ‘선거 소청’ 절차도 진행한다. 공직선거법 제219조와 제222조에 따르면 지방선거의 경우 선거 무효와 이에 따른 재선거를 위해 먼저 상급선관위에 소청을 하고, 이에 불복할 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선거의 전부 또는 일부 무효를 구할 수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참정권을 바로잡는 데 있어서 선거 소청을 여러군데에서 내줘야 한다”면서 “참정권이 침해된 부분은 좌우의 문제도 아니고 정당의 문제도 아니다. 빨리 참정권을 회복하기 위한 결정을 하는 데도 (소청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의 이 같은 행보는 거대 양당과 대조를 이룬다. 거대 양당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하고 있으나 조사 범위 등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투표용지 인쇄 수량 산정 기준의 위법성 △현장 조치 적정성 등 관리 책임에 국정조사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유권자 참정권 침해 규모 전수 조사 및 선거효력에 관한 사항 △투표 종료 전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 경위와 선거효력에 관한 사항 등 재선거를 염두에 둔 조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검 추진을 두고도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합의안 도출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개혁신당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전면 재선거’를 요구하거나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하며 선거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강경 노선에는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장 대표의 사전투표 폐지 주장에 대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9일 “국민의힘은 망상에 빠져 선관위로 군대를 보낸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일체화를 선언했으니 윤어게인 정당이 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단기 근무와 학업 때문에 주소지를 쉽게 옮기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한 표를 지켜주는 마지막 장치”라며 “용지가 부족해 참정권이 침해된 일을 따지는 자리에서 정작 국민이 투표할 기회 그 자체를 줄이자고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덧붙였다.

개혁신당은 시스템 부실을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며 ‘전면 재선거’가 아닌 ‘선별적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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