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자물가 4.2% 상승…3년 만에 최고

2026-06-11 13:00:04 게재

휘발유 소매가 전월 대비 8.3% 올라

전쟁장기화·금리인상 우려로 증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크게 올라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개월 넘게 이어지는 중동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휘발유 소매가는 전월 대비 8.3% 급등했다. 전쟁 장기화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증시는 하락했다.

2026년 6월 8일(현지시간), 오만 무산담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한 선박들의 모습.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2023년 4월(4.9%) 이후 3년1개월 사이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는 0.5% 올랐다. 중동전쟁 이전인 지난 2월 2.4%에 머물렀던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3.3%), 4월(3.8%)에 이어 5월 들어서는 4%대에 진입했다.

연준이 통화정책 판단 시 보다 중요하게 고려하는 근원 CPI(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연간 기준으로 오름세가 강화되는 추세다.

물가압력의 주범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분의 60%를 유가 상승이 차지했다. 5월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3.5%, 휘발유 가격은 40.5% 급등하며 전체 CPI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한 달 새 휘발유 도매가는 7%, 소매가는 8.3% 급등했다. 연료유는 연간 58.9% 치솟는 등 운송 비용 등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반면 식료품 가격은 오름세가 둔화됐고, 운송서비스·자동차보험·신차 가격 등 주요 서비스 및 상품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주거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신규 임대료 지표의 둔화 등을 고려하면 향후 상승압력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협상의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중동전쟁 장기화로 미국 내 각종 원유 재고는 빠르게 줄고 있다. 이는 에너지발 물가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돼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다면 아직은 제한적인 ‘2차 물가상승’이 현실화되며 헤드라인뿐만 아니라 근원물가까지 끌어올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오는 16~17일에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린다. 시장은 케빈 워시 의장을 새 수장으로 맞은 미 연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희망과 달리 금리인하에 나서지 못하고, 연내 동결 또는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 직후 올해 12월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이상 인상할 확률을 약 66%로 반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머물며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의 2차 파급 효과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며 “6월 FOMC에서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가 삭제되거나 수정되는 등 기존보다 다소 매파적인 메시지가 제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전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인공지능(AI) 반도체·기술주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11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 4.5% 하락에 이어 장 초반 4.3% 넘게 내리며 7400선마저 무너졌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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