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가해자 위치 실시간 공유한다
법무부·경찰, 연내 실시간 대응체계 구축
접근금지 위반, 전자장치 훼손 즉시 전달
전자발찌를 부착한 스토킹 가해자가 접근할 경우 경찰이 즉시 위치를 파악해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연내 구축된다. 지금까지 문자메시지(MMS)로 전달되던 위험 경보를 112시스템과 직접 연계해 현장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스토킹 잠정조치로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가해자 위치를 실시간으로 위치추적·대응하는 체계 구축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법무부의 위험경보 발생부터 경찰의 현장 대응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자장치를 부착한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할 경우 즉각 차단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중점을 뒀다.
스토킹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제도가 시행된 2024년 1월 이후 법무부는 전자장치 부착과 접근 여부 관제, 위험경보 통보를 담당해 왔다. 경찰은 현장 출동과 피해자 보호 업무를 맡아 공동 대응해 왔다.
하지만 법무부의 위치추적체계와 경찰의 112체계를 두 기관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법무부 위치추적 관제센터는 접근 위반, 부착장치 훼손 등으로 경찰에 통지할 때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를 112문자 신고(MMS) 방식으로 전송해 왔다.
이러한 경보 통지 방식은 분초를 다퉈야 하는 스토킹 사건에서 신고 하달 및 현장 출동·대응 시간을 지체시켰다는 게 경찰청의 설명이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주거지 등 접근금지 구역에 들어서거나 전자발찌를 훼손할 경우 법무부가 즉각 경찰에 상황을 전파하더라도 시간 지체가 생기는 것이다.
또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하더라도 역시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발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체계 구축은 지난해 3월 경기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도 이러한 경찰과 법무부 간의 ‘칸막이’에 막혀 발생했다는 비판이 일자 본격화했다.
당시 전자발찌를 찬 40대 남성 A씨가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했는데, 법무부 소속 보호관찰관은 가해자에게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진 사실을 알지 못했고, 경찰 역시 가해자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없었다.
양 기관은 제도 시행 이후 운영 현황 분석과 현장 의견을 반영한 실무협의를 거쳐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 구축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올해 총 42억300만원을 투입한다. 경찰청이 33억900만원, 법무부가 8억9400만원을 부담하며 올해 12월까지 연계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새로운 대응체계가 만들어지면 법무부 위치추적관제센터가 통보한 경보가 112시스템에 자동 접수·지령된다. 현장 경찰관은 가해자의 실시간 이동 경로를 확인하면서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스토킹 범죄는 피해자에 대한 선제적 보호와 신속한 현장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경찰과의 긴밀한 공조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전자장치 부착 잠정조치가 현장에서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과 체계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체계 구축 사업으로 현장 경찰관이 가해자의 이동 경로를 한눈에 확인하며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법무부와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스토킹 피해자 보호를 위한 빈틈없는 대응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