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고환율, 대미 투자 1조달러 돌파
지난해 2천억달러 증가 … “투자 늘면 환율 상승”
지난해 대 미국 투자금액이 사상 처음 1조달러를 넘어섰다. 이른바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투자가 급증하면서다. 대미 투자가 늘어나면서 달러 수요가 급증하고 환율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5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치)에 따르면 미국에 투자한 대외금융자산 총액은 1조1492억달러로 2024년(9450억달러) 대비 2042억달러(2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총 대외금융자산(2조4396억달러)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7.1%로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해 대미 금융자산 가운데 증권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9.9%(8028억달러)로 압도적이다. 직접투자는 21.8%(2501억달러)에 그쳤다. 이밖에 기타투자(923억달러)와 파생금융상품(40억달러) 등이 차지했다. 대미 투자에서 특히 증권투자는 전년(6242억달러) 대비 2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미 직접투자는 208억달러(9.1%) 증가에 그쳤다.
문상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대미 금융자산이 2010년대 중반부터 빠르게 증가했다”며 “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순매수가 지속된 데다 미국 주가가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미 투자가 증가하면서 대외 금융자산 가운데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62.0%(1조5136억달러)로 유로화(9.1%)나 위안화(4.7%)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컸다. 그만큼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컸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해외투자가 평균 수준에 비해 3% 가량 커지면 원달러 환율은 약 0.7%p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비해 해외투자소득이 평균 대비 약 8% 늘어나면 환율은 약 0.4%p 하락한다고 했다. 대외 투자와 소득이 외환의 수요(투자)와 공급(소득)에 영향을 미쳐 환율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의미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금융부채(1조9819억달러) 가운데 미국이 5231억달러(26.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남아(3914억달러)와 유럽연합(3316억달러) 순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