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노사 ‘1만2000원’‘동결’ 평행선

2026-06-26 13:00:05 게재

올해도 법정 심의기한 넘긴다

“동결 23번째” “소상공인 한계”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의 대립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공방만 벌였다. 올해도 법정 심의기한 내 최저임금 결정이 무산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를 진행했지만 노사는 최초 요구안에 대한 입장만 되풀이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앞서 23일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들은 올해 최저임금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고, 사용자위원들은 올해와 같은 시급 1만320원의 동결안을 제출했다. 양측의 격차는 1680원이다.

노동계는 경영계가 수십년째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 현실을 반영한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사용자위원의 동결·삭감 요구는 1992년 이후 모두 23차례에 달한다”며 “최소한의 양심과 호혜조차 보이지 않고 사용자위원들의 진정성 있는 의지와 태도를 읽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올해 비혼 단신근로자의 실태생계비는 월 282만원인 반면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215만원 수준에 그쳐 생계비와의 격차가 매년 벌어지고 있다”며 “최저임금 수준을 평가하기에 앞서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 여건부터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동결이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56.8%에 달하고 자영업자 대출 잔액도 1095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높은 최저임금은 소상공인 경영난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소상공인 994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제시하며 “77.6%가 현재 최저임금 수준을 경영 부담으로 느끼고 있고 내년도 적정 수준으로는 41.6%가 동결, 21.0%가 인하를 꼽았다”며 “지불능력을 넘어선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과 일자리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에 30일 제10차 전원회의에서는 진전된 수정안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도 법정 심의기한을 넘기게 됐다. 법정 심의 시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후인 6월 29일이다. 최종 시한을 넘겼다고 해도 최저임금위는 남은 행정절차 등을 고려해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후 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한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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