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 반년, 우려 넘어 존재감 키웠다
실용주의에 지지율 상승
미국 진보진영 새 구심점
지난해 11월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맘다니는 당선 직후부터 미국 정치권에서 가장 논쟁적 인물 가운데 하나였다. 민주사회주의를 표방하는 30대 무슬림 정치인이 세계 금융 중심지인 뉴욕시장에 당선되자 보수 진영은 물론 민주당 내 중도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했고, 보수 성향 언론들은 뉴욕이 좌파 포퓰리즘 실험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취임 이후 실제 모습은 선거 과정에서 형성된 이미지와는 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공약을 추진하면서도 현실 정치의 제약을 인정하고 필요할 경우 타협과 조정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유층 증세 공약은 주정부와 주의회의 반대에 부딪히자 수정했고, 대안으로 검토했던 재산세 인상안 역시 시민 반발과 시의회 반대를 수용해 철회했다.
과거 경찰 예산 삭감을 주장했던 그가 범죄 감소 성과를 내고 있던 뉴욕 경찰청장 체제를 유지한 것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더군다나 정치적 대척점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백악관에서 만나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장면은 그의 실용주의 노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 같은 행보는 시민들 평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두 배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정치적 영향력을 넓힐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념보다 생활 문제에 집중한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맘다니는 선거 과정부터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 완화를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임대료 부담 완화, 보육 지원 확대, 생활비 절감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자신만의 정치 브랜드를 구축했다. 최근 뉴욕시 임대료지침위원회가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 약 100만 가구의 임대료 동결을 결정하면서 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도 현실화됐다. 맘다니 시장은 이를 뉴욕 세입자들의 역사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맘다니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은 이제 뉴욕시를 넘어 민주당 전체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실시된 뉴욕 연방하원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그가 공개 지지한 후보 3명이 모두 승리하면서 당내 영향력을 입증했다. 미국 언론들은 그를 “킹메이커”, “권력 브로커”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민주당 진보 진영의 새로운 상징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시간과 콜로라도, 플로리다 등지에서도 진보 성향 후보들이 잇따라 출마하면서 민주당 내 좌파 세력의 확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맘다니 시장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는 이스라엘 문제로 꼽힌다. 뉴욕은 약 160만명의 유대인이 거주하는 세계 최대 규모 유대인 공동체 가운데 하나다. 무슬림인 그는 과거부터 친팔레스타인 성향을 보여왔으며 취임 이후 전임 시장이 도입했던 친이스라엘 정책 일부를 폐지하면서 유대계 사회와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반유대주의와 이스라엘 정부 비판은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상당수 유대인 단체와 보수 정치인들은 그를 비판하고 있다. 진보 성향 유대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그의 정치적 기반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변수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