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원 구성·총리 인준 쟁점…민주당 독주냐, 포용이냐

2026-06-29 13:00:2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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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의장-한병도 여당 원내대표 첫 ‘시험대’

민주당, 18개 상임위원장 독식 예고에 국힘 반발

이재명정부 연이어 ‘반쪽 총리’ 인준 기록 세울지도

이 대통령 “끊임없는 대화·소통, 큰 그릇” 주문

더불어민주당 출신 조정식 국회의장과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22대 후반기 국회의 첫 단추를 ‘독주’로 채울지, ‘포용’을 선택할지 주목된다. 조 의장과 한 원내대표는 국정과제 지원과 민생 입법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앞세우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요구한 ‘포용’에 위배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당내에서도 ‘속도전’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게 나오고 있다.

질의에 답하는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29일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의장 입장에서는 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힘도 고려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요구대로 밀어붙이기보다 국민의힘의 요구도 수용하는 중재자 역할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독주 프레임’에 가두려는 상황인데 국민의힘에서 법사위원장을 이유로 원 구성에 협조하지 않으면 별수 없이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수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법사위원장을 어느 쪽이 가져갈지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민주당은 지난 26일 정오를 기한으로 상임위 명단 제출을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조 의장은 임의로 구성한 상임위 위원 명단을 국민의힘에 통보하고는 이견이 있으면 이날 정오까지 원구성 명단을 제출하라고 했다.

하지만 전날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상임위원장직 몇 개를 더 받아내겠다고 여당을 상대로 구걸하거나 간청할 마음이 없다. 어디 한 번 마음대로 해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금까지 협상이 아닌 협박으로 일관했다”며 “이제 더 이상 야당의 협조는 기대하지 말라. 민생과 나라를 위해 야당으로서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 싶었지만 이토록 야당에 대한 존중이 완전히 무너진 일당독재 국회에선 어떤 협조도 기대하지 말 것을 정부 여당에 통보한다”고 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달 내에 후반기 원 구성을 반드시 마무리하고 국민 여러분께 민생 입법 성과를 돌려드리겠다”며 “민주당이 먼저 국회를 가동하겠다”고 했다. 한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한 본회의 준비에 돌입하도록 하겠다”며 “내일까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은 비상대기하며 원 구성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모 중진 의원은 “지금은 속도전이 필요한 게 아니다. 가장 빠른 속도는 독재다. 민주주의는 원래 좀 느린 것”이라며 “국민의힘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타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친이재명계 김영진 의원은 지난 2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에 원내수석부대표로 18개 상임위를 모두 민주당이 가져갔던 상황을 회고하면서 “(당시엔) 2개월, 3개월 계속 질질 끄니까 더 이상 민생국회와 코로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추경이 필요한 시기에 할 수 없어서 18개 상임위를 다 민주당이 맡았던 적이 있다”며 “이런 사태가 안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합리적으로 논의가 돼서 국민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게 국회”라면서 “상임위원장 18개를 11대 7로 나눠서 잘 협의하라고 하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한성숙 국무총리후보자 인준 과정도 ‘독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고 청문결과보고서 채택과 총리인준 본회의 개최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후보자 인준 역시 국민의힘에서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단독으로라도 인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명정부 들어 두 명의 총리후보자를 ‘증인 없는 청문회’를 거쳐 단독 인준될 경우 ‘반쪽 총리’라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여당의 임무를 강조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정치적 책임’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야당은 여당과 정부에 대한 감시, 견제, 공격이 중요하지만, 여당은 주어진 권력으로 책임을 지는 능력과 실적, 포용과 통합이 중요하다”며 “야당이 군대나 창과 가깝다면 여당은 농사와 그릇에 가깝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며 “대결과 배제보다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반발을 최소화하는 큰 그릇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강한 힘이라면 모든 것을 휩쓰는 격류보다는 모든 것을 담아 정화하는 큰 바다가 더 좋겠다”며 “불가피하게 깨고 나가야 한다면 깨지는 이들에 대한 배려와 공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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