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머크·애브비 중국 임상시험 조사

2026-07-01 13:00:34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신장·군병원 시험 도마

중국 초기신약 미국 추격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가 머크와 애브비 등 글로벌 제약사 5곳을 상대로 중국 내 임상시험과 관련한 국가안보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이 중국군의 생명공학 역량 강화에 기여했는지가 핵심 조사 대상이다.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시간) 존 물레나르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장이 머크와 애브비에 서한을 보내 중국 내 임상시험 현황과 관련 자료를 7월 17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에는 일라이릴리와 화이자,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도 포함됐다.

위원회는 신장위구르자치구와 중국군 산하 병원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제약사들에는 임상시험 기관에 대한 실사 과정과 환자 정보 보호 절차, 연구윤리 기준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머크는 환자 안전과 연구윤리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모든 국제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브비는 논평을 거부했고 화이자는 서한을 받은 사실만 확인했다. 일라이릴리는 서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위원회의 조사에 신뢰할 만한 근거가 없다며 무역과 기술 문제를 정치화하는 데 반대한다고 했다.

위원회는 중국이 규제 개혁과 국가 보조금에 불투명한 연구윤리까지 결합해 초기 인체 임상시험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수행하는 국가로 부상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신장 지역에서는 임상시험 참가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거쳐 동의를 받는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례도 보고됐다고 지적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머크는 2005년 이후 중국에서 224건의 임상시험을 후원하거나 공동 진행했다. 이 가운데 최소 31건은 신장 지역에서, 40건은 중국군과 연계된 의료기관에서 이뤄졌다. 애브비는 2007년 이후 중국에서 100건이 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신장 지역 시험기관은 최소 17곳, 군 관련 의료기관은 16곳이었다.

위원회는 두 회사가 불법행위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중국군 병원에서 연구할 경우 미국 기업의 첨단 생명공학 지식재산권이 중국군으로 이전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레나르 위원장은 미국 기업의 대중 생명공학 기술이전 계약과 합작법인, 지분 투자를 국가안보 심사 대상에 포함하는 생명공학투자국가안보법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말 서명한 바이오보안법은 미국 연방기관이 해외 생명공학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중국으로 넘어간 초기 임상시험을 자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규제 개편에 나섰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3일 승인 절차를 단축하고 비용을 낮춰 제약사들의 미국 내 초기 임상시험을 유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세계 초기 신약 개발에서 미국의 비중은 2015년 48%에서 2024년 37%로 낮아진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8%에서 32% 이상으로 높아졌다. 임상시험 건수에서도 중국이 이미 미국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이주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