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피지컬AI로 지역과 산업 혁신하고, 세계로 수출하는 나라

2026-07-02 13:00:02 게재

피지컬AI는 단순히 로봇에 AI를 붙이는 기술이 아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언어와 지식을 다루던 생성형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행동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피지컬AI는 스스로 상황을 인식하고 작업을 계획해 행동 궤적을 생성하고, 실패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재시도해 목표를 달성하는 ‘자율 행동 시스템’이다. 이 변화의 기반은 파운데이션 AI 모델이다. 챗GPT가 언어와 지식의 패턴을 학습해 문제를 풀듯이 피지컬AI는 사람의 행동과 로봇의 조작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환경에서도 실시간으로 복합 임무를 수행한다.

피지컬AI의 경쟁력은 네 가지 축에서 결정된다. 첫째는 임무를 세부 작업으로 분해하고, 순서를 계획해 상황에 따라 행동을 수정하는 ‘인간 수준의 행동 지능’이다. 둘째는 접촉과 힘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행동 실행 모델’이다. 셋째는 초저지연·저전력 추론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AI 반도체’이고, 넷째는 이를 뒷받침할 ‘하드웨어와 내구성’이다. 피지컬AI의 평가지표는 명확하다. 사람보다 우수한지, 경제적인지, 어렵고 위험한 일을 안전하게 수행하는지이다. 현재 기술은 단순 반복 작업에서는 빠르게 진전되고 있지만, 조립, 수리, 돌봄 등의 복합·장기 작업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다. 이 간극이 향후 패권의 승부처다.

데이터가 패권을 결정한다

가장 큰 병목은 데이터다.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부총리가 언급했듯이 인터넷상에 텍스트와 영상은 넘치지만 동작과 물리법칙이 잘 결합되어 피지컬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데이터는 두 가지 방식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하나는 ‘실데이터’로 이는 연구실이 아닌 제조, 농업, 물류 등 실제 현장이 있는 지역에서 축적되어야 한다. 지역이야말로 피지컬AI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학습·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또 다른 하나는 월드모델을 통해 생성되는 ‘합성데이터’다. 월드모델이란 물리법칙에 기반한 데이터로 세상을 학습해 미래를 예측·시뮬레이션하는 AI로, 최소한의 실데이터만으로도 다양한 예외 상황, 실패 사례를 포함한 대량의 합성데이터를 생성하는 핵심 플랫폼이다. 제대로 된 피지컬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월드모델이 반드시 필요하다.

피지컬AI 확장은 세 가지 축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는 가치의 확장이다. 단순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국가적 가치로 확장해야 한다. 둘째는 영역의 확장이다. 제조를 시작으로 국방, 농업, 돌봄 등으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 셋째는 지역의 확장이다. 기술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산업 현장이 있는 지역에서 데이터가 모이고, 실증이 이루어지고, 기업이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작년 과기정통부는 전북, 경남에서 사전 검증 사업을 통해 국내 기술력을 총결집한 ‘팀코리아’를 구성, 우리 힘으로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여기서 안주해선 안 된다.

피지컬AI 지역에서 답을 찾자

데이터, 파운데이션 모델, 월드모델, 온디바이스 반도체, 하드웨어로 구성된 기술 풀스택과 현장 실증까지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묶어야 한다. 디지털AI 경쟁이 지능의 싸움이었다면, 피지컬AI는 현실 세계의 생산성과 삶의 방식을 설계하는 싸움이다. 이제 피지컬AI를 가치에서, 영역에서, 그리고 지역에서 확장해야 한다.

김 욱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피지컬AI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