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도 대면업무 넓힌다
금융위, 채무조정·대출심사 등 ‘예외 허용’
인터넷전문은행이 채무조정이나 기업 대출심사 등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경우에는 사전보고 후 대면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일 인터넷전문은행(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대면업무 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하고 향후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터넷은행은 법령상 예외적으로 열거된 사항 외에는 일체의 업무를 전자적 방식으로만 처리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청년미래적금 출시에 따른 특별중도해지나 지방 중소기업·개인사업자에 대한 공동대출 확대 등 대면 소통이 꼭 필요한 현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이드라인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우선 금융위는 기존 법령을 유연하게 해석해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기업자금 대출 심사 과정에서 자금 용도를 확인하고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대표자나 임직원을 면담하는 행위는 현행 은행업감독규정상 ’현장실사‘ 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기로 했다. 법령해석 범위를 벗어나는 불가피한 업무에 대해서는 금융위 의결 및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사전보고 후 대면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허용되는 주요 업무는 △대출 부실 우려가 발생했을 때 적시에 안내하고 원활한 채무조정을 위해 상담·협의하는 경우 △법인인감 날인 위조 등이 의심돼 퇴직증명서나 신청 자료의 실물 원본 확인이 필요한 경우 △대출 후 자금을 용도 외로 유용(주택 구입 등)하는지 점검하거나 담보물 현황을 확인할 경우 △금융사기 대응이나 청년미래적금 특별중도해지 시 계좌 정지 사유 등을 소비자에게 긴급히 안내해야 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 시 차주의 실거주 여부나 전세자금대출 시 임대차계약의 실재 여부를 조사할 경우 △법무사 등 업무대리인을 통한 담보 실사 및 등기업무를 처리할 경우 △불법 도박자금 세탁 의심 등 강화된 고객확인(EDD)을 위해 현장 방문이 필요한 경우 등이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로 인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인터넷은행의 채무조정이 활성화되고 지방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는 “이번 방안은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보충적 조치”라며 “인터넷은행은 설립 취지에 맞게 대면업무를 최소화하고 비대면 업무 혁신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향후 정기검사 등을 통해 인터넷은행이 대면업무 범위 제한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하고 법령 위반이 있는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