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40년 최저,원화·대만달러 동조

2026-07-02 13:00:2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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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약 112조원 투입에도 약세…시장선 164~165엔 개입선 주목

지난 4월 30일 미국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60엔을 넘어서자 일본 도쿄 시내 전광판에 160엔 환율이 표시된 가운데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일본 외환정책을 총괄하는 미무라 아쓰시 재무관은 1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두 달 전 시장 개입에 대해 “이후 시장 움직임을 보면 분명히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무라 재무관은 당시 일본의 개입에 미국이 반대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지지에 가까운 발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미국 당국자들과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자주 소통하고 있다”고도 했다.

엔화는 1일에는 달러당 162.70엔 안팎에 거래돼 1986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에너지 대부분과 식량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는 일본에서는 엔저가 원유·가스와 식품 가격을 끌어올려 가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정부는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엔화 방어에 사상 최대인 11조7300억엔, 약 112조3000억원을 투입했다. 엔화가 달러당 161엔에 근접한 4월 30일 처음 개입한 뒤 5월 초에도 여러 차례 추가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개입 직후 엔화는 달러당 155엔 안팎까지 반등했지만 이후 상승 폭을 모두 반납했다.

하루 거래 규모가 9조5000억달러, 약 1경4753조원에 달하는 세계 외환시장에서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 추세를 장기간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2022년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고 2024년에도 시장에 개입했지만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일본은행은 2024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이어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1%로 올렸다.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미·일 금리 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엔화 약세는 꺾이지 않았다. 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도 엔화 매도 압력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장 일각에서 달러당 164~165엔을 일본 당국의 다음 개입 예상선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엔화 추가 하락에 베팅한 매도세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시장은 연방준비제도가 9월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66%로 반영하고 있다. 시장은 3일 나올 미국 고용지표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와 엔화 향방을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엔화가 달러당 170엔대까지 약세를 보일 수 있으며, 150엔대 초반으로의 반등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일본의 시장 개입을 용인할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통화한 뒤 양국의 외환정책 공조가 강화됐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미국 재무부가 뉴욕연방준비은행에 엔화 환율을 확인하도록 하자 미·일 공동 개입 우려만으로도 엔화 가치가 상승한 바 있다.

엔화 약세 흐름에 원화와 대만달러 환율도 동조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대만·인도 등 아시아 주요 7국에서 1373억달러가 빠져나가 2010년 이후 가장 빠른 유출 속도를 기록했다. 한국은 역대 최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708억달러, 대만에서 296억달러가 이탈해 두 나라에 자금 유출이 집중됐다. 외국인은 1일 코스피에서 1조4600억원, 약 9억3800만달러어치를 순매도해 8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피가 상반기 약 두 배, 대만 증시가 62% 급등하며 인공지능 반도체주 쏠림이 커지자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원화와 대만달러 약세로 이어졌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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