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나쁜 조직문화’ 익명제보 받는다
사적 심부름·음주 강요 대상
광주소방 사건 뒤 후속 조치
소방청이 조직 내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익명제보를 받는다. 최근 광주 소방공무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음주 강요와 사적 심부름, 폭언 등 폐쇄적인 조직문화 개선 요구가 커진 데 따른 후속조치다.
소방청은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전국 소방공무원 약 6만7000명을 대상으로 익명제보시스템 ‘케이휘슬’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제보 대상은 사적 심부름이나 부당한 편의 제공 요구 등 사적 이익 요구 행위, 음주 강요와 같은 부당한 음주문화, 외모·신체 비하와 폭언 등 비인격적 대우다.
이번 익명제보시스템은 현장에서 드러나기 어려운 부당한 관행과 비인격적 대우를 구성원들이 안심하고 제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소방청은 외부 전문업체의 독립 서버와 보안 기술을 활용해 제보 접수부터 처리 결과 회신까지 전 과정을 운영한다.
제보는 컴퓨터 누리집, 스마트폰 전용 앱, 정보무늬(QR코드) 등을 통해 가능하다. 케이휘슬은 제보자의 인터넷 주소(IP) 추적을 방지하고 접속 로그파일을 생성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내부 관리자나 감찰 담당자가 제보자의 신원을 추적할 수 없도록 독립 서버를 통해 관리된다.
제보 이후에도 제보자와 감찰 담당자는 익명 상태를 유지한 채 시스템 안에서 추가 자료 요청, 답변, 처리 결과 확인 등 양방향 소통을 할 수 있다. 다만 대상자가 특정되지 않거나 구체적 사실관계가 적시되지 않은 경우, 추측이나 막연한 의혹 제기에 그칠 경우에는 조사 착수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소방청은 시간, 장소, 관련자, 구체적 행위 등을 가능한 한 명확히 적고 증빙자료가 있으면 함께 제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소방청은 집중 제보 운영을 통해 조직 내부의 잘못된 관행을 살피고, 확인된 사안은 원칙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제보 내용 분석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과 예방 교육 등 후속 대책도 병행한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익명제보시스템 운영은 단순히 신고를 받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구성원 누구나 존중받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개선의 출발점”이라며 “현장에서 겪은 불합리한 관행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안심하고 제보될 수 있도록 제도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