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 제조업 넘어 첨단산업 중심으로
삼성, 반도체 등 132조 투자
신설 아닌 증설, 속도전 가능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가 제조업 중심지를 넘어 첨단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천안·아산권은 충청권 대표적인 제조업 중심지다.
3일 정부와 충남도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천안·아산권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산업에 132조원을 투자한다. 정부와 삼성그룹 등은 2일 아산시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후공정을 담당하는 천안 천안캠퍼스와 아산 온양캠퍼스에 56조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이들 공장을 기존 반도체 후공정 뿐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후공정 거점으로 기능을 확대한다. 이들 공장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와 향후 건설 예정인 서남권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의 후공정을 담당하게 된다.
또 아산에 거점을 둔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생산시설을 고도화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67조원을 투자한다. 투자분야는 접고 펼칠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확장현실(XR) 가상현실(VR) 등의 기기용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생산시설이다. 삼성SDI는 천안에 9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 마더팩토리(최종생산품 공장)를 조성한다.
충남도와 천안·아산시는 삼성의 투자를 크게 반기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이들은 산업분야별로 전담팀(TF)를 가동한다. 전담팀은 인허가 처리를 신속 지원하고 공업용수 공급에도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이들은 또 기업수요 맞춤형 우수 인력 양성과 공급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첨단산업 투자가 지역의 산업과 경제에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육성하고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충남도는 연구개발(R&D)에 5년간 100억원을 투입한다. 이와 함께 특화단지 지정으로 소부장 기업에 대한 재정지원과 규제완화 기반을 마련한다. 벤처기업 투자펀드는 지난해 말 6000억원에서 2030년까지 1조5000억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도 등은 이번 삼성의 투자가 신설이 아니라 기존 공장의 규모를 키우고 고도화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장기적 목표가 아니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중단기적 목표라는 얘기다.
천안시와 아산시는 지난달에는 6000억원대 규모의 ‘인공지능(AI) 특화 시범도시’ 공모에 공동으로 최종 선정됐다. 시범도시는 인공지능 기술과 도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가전략사업이다. 천안·아산권이 제조업 도시를 넘어 첨단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장기수 천안시장은 “천안을 세계 최고의 ‘첨단제조거점’으로 완성하겠다”고 했고 오세현 아산시장은 “아산의 성장이 곧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미래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서남권이 가동되기까지 대한민국 반도체를 지켜낼 주역은 비수도권 반도체 생태계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충청권”이라며 “기업들 투자가 조기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