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경영애로 중소기업에 14.9조 긴급경영자금 수혈
13.8조원 잔여정책금융 우선 활용하고 신규 자금 1.1조원 추가 공급
원부자재 수입비중 높은 중소기업 긴급안정자금 신청 요건 전격 완화
구윤철 “5극3특 지역 잠재력 살린 성장엔진 곧 발표, 재정·세재 지원”
정부가 권역별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지역별 특화된 성장엔진을 선정해 곧 발표하고 전폭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정부는 5극3특 각 지역의 특성과 잠재력을 살린 성장엔진을 선정하고 재정, 금융, 세제, 규제, 인재 등 7대 패키지를 종합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글로벌 국가 총력전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열쇠는 포화 상태인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에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지방정부 수요와 기업 의견 등을 고려해 최적의 성장 엔진을 선정하고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중동피해, 고환율 기업에 집중 = 이날 회의에선 ‘고환율 등에 따른 경영애로 중소기업 긴급 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총 14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긴급경영자금 공급이다. 정부는 기존에 마련된 중동상황 피해기업 정책금융 재원 23조7000억원 중 아직 집행되지 않은 잔여 지원 여력 13조8000억원을 고환율 피해 기업에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1조10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추가로 편성해 총 14조9000억원을 시장에 신속히 수혈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정책자금 소진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지원규모를 추가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긴급경영안정자금에는 고환율 피해 중소기업 전용 트랙이 새로 개설된다. 특히 그동안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 필수적이었던 매출액 또는 영업이익 10% 이상 감소 요건이 대폭 완화된다.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별도의 실적감소 증명 없이도 자금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수출입은행의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 지원 규모는 당초 계획했던 7조원에서 8조원으로 1조원 확대된다. 중소기업에 제공하는 금리 우대 폭도 기존 최대 2.0%p에서 2.2%p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수출입은행의 조달원가 수준 금리로 대출을 실행하는 ‘고환율 극복 초저금리 상생대출’ 품목도 신설, 현장에 투입된다. 기술보증기금이 제공하는 긴급경영안정보증의 경우 보증 비율을 기존 95%에서 100%로 상향해 전액 보증체계로 전환하며 보증료율 감면 폭 역시 0.3%p에서 0.4%p로 넓혀 중소기업의 금융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수출실적 없어도 무역보험 가입 = 고환율로 수입비용 부담이 크게 뛴 중소기업의 위험 분산을 위해 무역보험과 환변동보험의 지원 문턱은 대폭 낮아진다.
정부는 수출 실적이 전혀 없는 중소·중견 수입기업도 무역보험공사의 수입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요건을 개선했다. 아울러 내년 4월까지 기업이 납부해야 하는 수입보험료를 50% 할인해 적용하고 핵심 원자재 수입비용 증가로 고통받는 기업에 대해서는 수입자금 대출 보증 한도를 최대 2배까지 우대 조치한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환율변동 리스크를 제어하기 위한 환변동보험 공급규모는 당초 1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중소기업 대상 환변동보험 보험료 할인 폭은 기존 15%에서 30%로 2배 확대되며 일부 원자재 수입기업에만 한정됐던 가입 대상도 사치재를 제외한 전품목 수입기업으로 전면 개방된다.
정부는 수출바우처 내에 고환율 피해 기업 전용 트랙을 별도로 신설해 100억원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납품대금 연동제 환율 반영 = 금융 지원뿐 아니라 강도 높은 세제지원도 함께 추진된다. 정부는 고환율 여파로 경영에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소득세 관세의 납부기한을 연장 조치해 자금동결 현상을 막기로 했다.
원자재 가격 변동을 납품 단가에 반영하는 납품대금 연동제 약정 시 환율 지표도 연동 산식에 원활히 포함될 수 있도록 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 실적이 우수한 연동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 수위탁 직권조사 면제 등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자발적인 상생 협력 문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회사와 중소기업 간 상생 수준을 평가해 발표하는 상생금융지수의 세부 지표를 마련할 때도 고환율 경영 애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실시한 실적을 반영하도록 해 시중은행들의 참여 동기를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앞으로 전국 수출지원센터를 거점으로 삼아 고환율 관련 경영애로사항을 부처 합동으로 통합 관리하고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한눈에 확인하고 청구할 수 있는 원스톱 안내체계를 가동한다.
주환욱 재경부 정책조정관은 “고환율 장기화 여파로 현장에서 비명을 지르는 중소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신속하게 덜어줄 수 있도록 이번 대책의 핵심 과제들을 차질 없이 집행하겠다”며 “앞으로도 자금 소진 상황이나 경기 추이에 따라 필요하다면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추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