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상장사도 밸류업 공시 안 하면 상장폐지 유예 없다

2026-07-03 13:00:22 게재

'조건부 상폐 유예' 관리요건 강화

사업목적 변경하는 기업 실질심사

기술특례상장기업의 상장폐지 관리 요건이 강화됐다. 이제 기술력이나 성장성을 인정받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술특례상장사라도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유예를 적용받지 못한다. 또 상장 이후 본업과 무관한 사업으로 전환하는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실질심사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코스닥 시장의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기업가치 제고 노력 촉진 = 한국거래소는 2일 ‘코스닥 신뢰+혁신 제고방안’과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사의 상장을 위한 제도 정비 등을 반영해 상장 규정과 시행세칙을 개정하고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술특례상장기업과 이익미실현 특례상장기업에 적용되던 매출액·대규모 손실 상장폐지 요건 유예를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기업에만 적용하도록 변경했다. 지금까지는 상장 후 일정 기간 자동으로 유예됐지만 앞으로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경우에만 상장폐지 요건 유예가 적용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전체 코스닥 상장사의 밸류업 공시 비율은 26.4%인 반면 특례상장기업은 3.2%에 그쳤다. 전체 밸류업 공시 389건 중 특례상장기업의 공시는 10건에 불과한 만큼, 특례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촉진하기 위한 개정으로 풀이된다.

◆특례기업 사후관리 강화 = 이번 개정의 핵심은 기술특례상장기업의 사후관리 강화로 해석된다. 이에 기술특례상장기업이 상장 후 5년 이내에 주된 사업목적을 변경하는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추가할 예정이다. 특례상장의 전제로 심사한 주된 사업의 기술력과 성장성이 더 이상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아울러 혁신기업을 위한 맞춤형 질적 심사기준도 확대한다. 기존 바이오, AI(인공지능), 우주, 에너지 분야에 적용하던 맞춤형 질적 심사기준을 첨단로봇, K-콘텐츠, 사이버보안 분야까지 확대 신설한다. 산업별 밸류체인(가치사슬)과 국내기업들의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해 분야별로 상장을 원활하게 하자는 취지다. 상장 준비 과정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특례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조건부 상장폐지 요건 적용 유예 및 기술특례상장기업의 사업목적 변경시 실질심사 부분은 개정 규정·세칙 시행일인 2일 이후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는 기업부터 적용된다.

◆저PBR 기업 공표제도 = 거래소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공표제도의 근거도 마련했다. 세부 기준은 이달 중 별도 지침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저PBR 기업 리스트를 KRX 밸류업 홈페이지에 상시 공개하고, 종목명에 태그를 표출해 ‘네이밍 앤드 셰이밍’(실명 공개 및 망신주기)을 실시한다. 단, PBR 현황진단과 목표설정, 실행계획 등의 내용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수행한 경우에는 일정 기간 공표 대상에서 제외해 자발적인 밸류업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복수의결권주식 관련 제도도 정비했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상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비상장 벤처기업은 1주당 복수(1개 초과 10개 이하) 의결권 주식 발행이 가능한 바 상장규정에 관련 내용을 반영했다. 복수의결권 주식은 창업자가 외부 투자로 지분율이 낮아져도 실질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1주에 여러 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제도 정비 주요 내용을 보면 상장 대상은 보통주이며 복수의결권 주식 자체는 상장되지 않는다. 복수의결권 주식은 양도 시 보통주로 전환되는 법적 성격 등을 고려해 상장시키지 않은 것이다.

거래소는 또 ‘최다의결권자’ 개념을 새로 도입하고 최대주주와 다를 경우 의무보유 대상에 최다의결권자를 포함시켰다. 아울러 상장예비심사 시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의 적정성과 의결권 남용 방지 장치 마련 여부를 심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한편 지난 5월 개정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 관련 규정은 1일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시행됐다. 정부의 상장폐지 개혁방안에 따라 상폐 기준이 크게 강화되면서 시총 기준은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으로 상향됐다. 동전주는 1000원 미만 상태가 일정 기간 지속될 경우 관리종목 지정 및 형식 상폐 요건으로 신설됐다. 반기 검토보고서상 완전 자본잠식도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로 추가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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