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미 정부에 지분 5% 넘기나

2026-07-03 13:00:28 게재

AI 규제 압박 커져

성장과실 분배 논의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미국 정부에 지분 5%를 넘기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 규제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AI가 만들어낼 막대한 이익을 국민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정치적 반발을 낮추려는 시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오픈AI가 트럼프 행정부와 초기 논의에서 미국 정부에 회사 지분 5%를 제공하는 방안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최근 기업가치가 8520억달러로 평가되는 세계 최대 AI 스타트업 중 하나다. 논의가 실제 합의로 이어질 경우 미국 정부가 AI 핵심 기업의 주요 주주가 되는 전례 없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AI 성장의 과실을 대중과 나누는 가장 좋은 방식이 국민에게 회사의 재정적 지분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FT에 따르면 오픈AI 경영진은 오픈AI뿐 아니라 미국의 주요 AI 개발사들이 각각 지분 5%를 공공기금 형태의 기구에 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알래스카주가 석유 수입을 영구기금으로 운용해 주민에게 배당하는 방식과 비슷한 모델이다.

대상 기업에는 오픈AI의 경쟁사인 AI 스타트업 앤스로픽, 인터넷 검색·클라우드 기업 구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 메타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이 같은 방식에 동의할지는 불확실하다. 논의도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제 실행을 위해서는 의회 입법이 필요할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오픈AI가 이런 방안을 꺼낸 배경에는 워싱턴의 달라진 분위기가 있다. 미국 정치권과 대중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일자리 감소, 사이버 안보 위험을 이유로 AI 기업에 대한 경계를 키우고 있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은 최근 최첨단 모델 공개 과정에서 미국 당국의 검토로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공화당 일부 인사와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 사이에서는 AI 산업에 훨씬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기업 인텔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미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하자 입장을 바꾼 사례도 오픈AI에는 참고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지분을 갖게 되면 기업은 행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만들 수 있고, 정부는 전략 산업의 성장 이익을 일부 확보할 수 있다.

올트먼 CEO는 트럼프 대통령,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등과 공공 소유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도 대화했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 AI 기업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국부펀드 형태로 공공이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오픈AI 측은 지난 4월에도 “금융시장에 투자하지 않은 시민까지 AI 주도 경제 성장의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공공 부의 기금”을 제안했다. 오픈AI 비영리 부문인 오픈AI재단도 5월 “사회는 가치를 창출하는 시스템에 사람들이 지속적인 지분을 갖게 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AI가 막대한 부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수록 누가 그 부를 소유하고, 국민은 어떤 방식으로 혜택을 받을 것인지가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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