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만성 통증 지속 원인 세계 첫 규명

2026-07-06 05:19:44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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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방어작용이 새 통증신경 만들어 … 난치성 질환 치료 실마리

국내 대학 연구진이 몸을 보호하기 위한 세포의 방어작용이 오히려 새로운 통증 신경을 만들어 만성 통증을 지속시키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원인을 알기 어려운 만성 방광염과 과민성 장증후군 등 난치성 만성 통증의 근본 치료 전략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려대학교는 생명과학부 최해웅 교수 연구팀이 압력 감지 단백질인 PIEZO(피에조)가 만성 통증을 유발하는 새로운 생물학적 기전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PIEZO는 세포가 압력이나 늘어남 같은 물리적 자극을 감지하는 단백질로,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연구의 핵심 주제다.

연구팀은 반복된 염증으로 PIEZO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세포 안에 산화 스트레스가 축적되고, 이를 막기 위해 방어 단백질인 SLC7A11이 활성화되는 과정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과다 분비돼 주변 통증 신경을 자극하고 새로운 신경의 증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과정을 ‘상피세포-신경 재배선’이라는 새로운 만성 통증 기전으로 제시했다. 즉 세포의 방어 반응이 결과적으로 통증 신경망을 재구성해 가벼운 자극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상태를 만든다는 것이다.

동물모델에서는 SLC7A11의 활성을 억제하자 통증 신경 증식이 감소하고 배뇨 장애도 개선됐다. 연구팀은 기존처럼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치료를 넘어 만성 통증의 원인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PIEZO는 방광뿐 아니라 장, 폐, 관절, 피부 등 다양한 조직에 존재하는 만큼 이번 연구는 과민성 장증후군, 만성 골반통, 섬유근육통 등 여러 난치성 만성 통증 질환 치료 연구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 교수는 “세포가 물리적 자극을 감지하는 기초 생물학적 현상이 어떻게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는지를 규명했다”며 “근본 원인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의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 박사과정 김민중 씨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Cell’ 6월 26일자에 게재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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