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용 연료전지 업계 “신에너지 분리로 시장 소멸 위기”
달라지는 수소법에 승계 기준 없어
“9월 시행 전 하위법령 정비해야”
“신·재생에너지 법체계가 분리되면서 기존 보급지원사업과 공공기관 설치의무화 제도에서 연료전지가 빠지고 있는데, 이를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체계에서 실질적으로 이어받을 구체적인 제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대로면 건물용 연료전지의 신규 설치 시장이 사실상 사라질 수 있습니다.”
3일 건물용 연료전지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ㆍ이용ㆍ보급 촉진법’에서 신에너지를 분리(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하면서 건물용 연료전지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달라진 법 제도가 9월 18일 시행되지만, 기존 건물용 연료전지가 활용되던 공공기관 설치의무화 제도 등이 어떻게 될지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 시행이 임박한 만큼 하위법령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건물용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와 열을 함께 생산하는 설비다. 태양광·태양열 등과 함께 건물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원 중 하나로 활용돼 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수소법 하위법령을 6월 12일,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재생에너지법) 하위법령은 5월 29일 각각 입법예고했다. 재생에너지법 하위법령안에서는 수소에너지 관련 조항이 삭제 및 정비됐다. 반면 수소법 하위법령안에는 이를 대체할 △공급의무비율 △산정방법 △대상건축물 관련 조항이 별도로 신설되지 않았다.
건물용 연료전지 업계에서 우려하는 사항 중 하나는 공공기관 설치의무화 제도의 존속 여부다. 이 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건축물이 신축·증축·개축 시 예상 에너지사용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했다. 공공부문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제도와도 연계돼 건물용 연료전지의 핵심 수요 기반 역할을 해왔다.
건물용 연료전지 업계는 “도심 건축물이나 고층 건축물, 음영이 많거나 옥상·외벽 활용 면적이 좁은 건물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만으로 요구 비율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건물용 연료전지가 이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함께 활용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대 수소에너지’라는 대립 구도로 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건물 유형별로 실제 이행 가능한 에너지원 조합이 무엇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업계 우려 사항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수소법 하위 법령에 공급의무비율 등을 어떻게 담을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시장 축소 수순을 밟고 있는 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2026년 재생에너지보급(건물지원) 사업 공고 △2027년 재생에너지보급(융복합지원) 사업 수요조사 공고 △2026년 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 지원 공고 등에서는 연료전지가 이미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건물용 연료전지 업계는 이러한 제도 공백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한다.
업계는 △연료전지 보급·의무화 제도를 수소법 체계에서 실질적으로 승계하도록 사업 공고·집행 기준까지 명확히 설계할 것 △공공기관 설치의무화와 관련한 적용 대상 건축물이나 공급의무비율, 인정공급량 산정방식 등 핵심 기준을 수소법 하위법령에 명시할 것 △재생에너지법 개정안도 현장 이행 가능성과 건물 특성별 한계를 재검토해 업계·관계기관 의견수렴을 거쳐 재정비할 것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