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유럽 M&A 10년 만에 최대 점유
상반기 시장점유율 44%
2위 JP모건과 격차 유지
골드만삭스가 올해 상반기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에서 최근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규제 부담 완화와 기업들의 대형 투자 재개로 EMEA M&A 시장이 19년 만에 최대 규모로 커진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초대형 거래를 잇달아 수임하며 선두를 굳혔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MEA 지역 M&A 거래 규모는 총 676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상반기 기준 19년 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둘러싼 초기 불확실성으로 거래가 주춤했지만, 올해 들어 기업들이 단기 변동성보다 장기 성장 전략에 무게를 두면서 대형 거래가 다시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1~6월 EMEA 지역에서 111건의 거래를 자문했다. 거래 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4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보다 2% 올랐다. 46%를 기록했던 2018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고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골드만삭스는 점유율 38%를 기록해 자문사 가운데 가장 많은 거래를 맡았다.
2위 JP모건은 99건을 자문해 점유율 35%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와의 격차는 9%p로 지난해 상반기의 11%p보다 줄었다. 다만 거래 금액 기준으로는 골드만삭스가 여전히 뚜렷한 우위를 유지했다.
골드만삭스의 강점은 거래 건수보다 대형 거래에서 두드러졌다. M&A전문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는 163건을 자문해 건수에서는 골드만삭스를 앞섰지만, 골드만삭스는 EMEA 지역 20대 거래 가운데 15건에 참여했다. JP모건은 상위 20개 거래 중 13건을 자문했다.
대표적으로 골드만삭스는 모건스탠리와 함께 유니레버의 식품사업을 미국 향신료 업체 매코믹에 약 450억달러에 매각하는 거래를 자문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EMEA 최대 M&A다. 또 TK엘리베이터와 핀란드 코네의 340억달러 규모 합병에도 참여했다. 반면 JP모건은 유니레버와 매코믹 거래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다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발표된 거래가 무산될 경우 연말에는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M&A 자문 순위는 발표된 거래를 기준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대형 거래가 최종 완료되지 않으면 자문 실적에서 빠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가 자문 중인 독일 코메르츠방크에 대한 유니크레디트의 280억달러 규모 인수 시도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카르스텐 뵈른 골드만삭스 EMEA M&A 공동대표는 기업들이 앞으로 몇 분기가 아니라 향후 수십 년을 내다보고 장기 전략에 따라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져도 기업들이 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 재편을 위해 M&A를 늦추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