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나토 국방비 증액 이행 점검 나선다
트럼프, GDP 5% 압박
나토 “생산능력이 병목”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지난해 네덜란드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5% 국방비 지출’ 목표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유럽의 방위비 부담 확대와 미국 방산업계 수출 증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매슈 휘터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5일 프레스콜에서 “앙카라 정상회의에서는 헤이그 국방 공약의 진척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며 “동맹국들이 유럽 방위를 위해 핵심 역량을 얼마나 확대하고 있는지도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폴란드와 북유럽, 발트해 국가들이 선두에 서 있고 독일도 2029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5%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많은 회원국은 여전히 목표 달성에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정상회의 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무기 판매 계약도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동맹국들의 국방 역량 확대는 시급한 과제”라며 “관련 계약과 협력이 정상회의 기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비 증액을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와 직접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증액이 미국 방산업체의 수주 증가로 이어지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은 유럽 내 미군 감축 가능성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고위 당국자는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장관 주도로 유럽 내 미군 배치와 주요 기지 현황에 대한 포괄적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동맹국들이 더 큰 방위 역량을 갖추고 국방 공약을 조기에 이행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브뤼셀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유럽 주둔 미군 현황을 6개월 동안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유럽 국가들의 추가 부담을 요구했다.
나토는 국방비 증액 자체보다 무기 생산능력 확대가 더 시급한 과제라고 보고 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1년 전에는 방위비 증액 약속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약속을 실제 전투력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토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회원국들의 지난해 국방비 지출은 전년보다 20% 증가한 5740억달러에 달했다. 독일은 24% 늘어난 1140억달러를 지출했으며 향후 수년간 추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