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흔드는 중국차, 일본차도 제쳤다
5월 점유율 중국 12%, 일본 11%
장기유지 관건은 ‘현지 공급망 안착’
중국 자동차가 지난 5월 유럽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일본 자동차를 제치고 판매량 우위를 점했다. 글로벌 전기차 전환 흐름 속에서 시장 주도권이 중국으로 기울고 있는 모습이다.
6일 중국 이차이글로벌은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5월 유럽연합(EU)·유럽자유무역연합(EFTA)·영국 시장에서 비야디(BYD), 상하이자동차(SAIC), 지리(Geely) 그룹, 체리(Chery) 자동차, 립모터(Leapmotor) 등 중국 5대 자동차 제조사의 총 판매량이 13만8410대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급증한 수치로, 합산 시장 점유율은 12%에 달한다.
반면 토요타, 닛산, 스즈키, 마쓰다, 혼다, 미쓰비시 등 일본의 6대 자동차 제조사의 5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13만424대에 그쳤다. 합산 시장 점유율은 11.3%를 기록하며 중국에 역전을 허용했다. 일본의 간판 브랜드인 토요타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닛산(-16%)과 미쓰비시(-45%)의 판매량이 폭락한 점이 결정타가 됐다.
이 같은 시장 판도 변화는 양국 자동차 업계의 신에너지차 포트폴리오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가파른 성장은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주도한 반면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오랫동안 하이브리드 모델에 주력해 왔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에 따르면 5월 유럽의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15만대를 기록했다. 1~5월 유럽 내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체의 약 38%를 차지하며 구매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배터리 전기차는 등록 대수의 20%를 차지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시장의 9.7%를 차지했다. 이렇게 신에너지차의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한 반면 가솔린 및 디젤 차량의 점유율은 30%로 떨어졌다.
EU의 상계관세 폭탄 등 무역 장벽이 높아지자 중국 업체들은 제품군 다양화와 현지 생산이라는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수출 비중을 대폭 늘리는 한편 유럽 현지 공장 설립 및 가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립모터는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스페인 공장 가동을 준비 중이며 체리자동차는 스페인과 영국에서 위탁 및 합작 생산을 시작했다.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는 올해 4분기 완공을 목표로 헝가리 조립 공장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지리는 볼보의 기존 유럽 생산 라인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한 달간의 깜짝 역전으로 중국의 완전한 승리를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한다.
추이둥수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사무총장은 “월간 판매량 지표는 신차 출시나 관세 변동에 따라 언제든 출렁일 수 있다”면서 “한 달간의 근소한 우위가 올해 전체의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무역 장벽이 갈수록 공고해지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장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현지 생산 공장 안착과 고도화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