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고전기 없이 과산화수소 생산 시스템 개발
기포 제어로 생산효율 3배 높여… 친환경 화학공정 적용 기대
국내 대학 연구진이 외부 전력 없이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고효율 전기화학 시스템을 개발했다. 반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포를 제어해 생산 효율을 기존보다 3배 높인 기술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차세대 친환경 화학공정과 수소 생산 기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학교는 KU-KIST융합대학원 이병훈 교수 연구팀이 미국 노스웨스턴대 에드워드 사전트 교수 연구팀, 성균관대 박승학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외부 전력 공급 없이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고효율 전기화학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세정과 수처리, 제지·펄프, 의료·바이오 분야 등에서 널리 쓰이는 핵심 화학물질이다. 현재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안트라퀴논 공정으로 대부분 생산되고 있어 이를 대체할 친환경 생산 기술 개발이 과제로 꼽혀왔다.
연구팀은 기존처럼 촉매 성능 향상에만 집중하지 않고, 푸르푸랄 산화 반응과 과산화수소 생성 반응을 결합한 갈바닉 전해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외부 전력 공급 없이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연구 과정에서는 푸르푸랄이 전극 표면에서 미세 기포 생성을 촉진해 반응 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전해액의 유속을 정밀하게 제어해 기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했고, 그 결과 과산화수소 생산 효율(전류밀도)을 기존보다 약 3배 높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산업 적용을 위해 막전극접합체(MEA)를 최적화한 결과 외부 전력 없이도 상용화 수준인 331mA/㎠의 전류밀도를 달성했다. 과산화수소 선택성은 약 **90%**를 유지했고, 생산 속도도 시간당 **5.617mmol/㎠**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이 과산화수소뿐 아니라 수소와 푸로산도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과 경제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 소비량도 기존 전기화학 기반 과산화수소 생산 기술보다 크게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병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촉매 성능뿐 아니라 전해조 내부에서 발생하는 기포의 생성과 제거를 제어하는 것이 전기화학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줬다”며 “과산화수소 생산은 물론 수소 생산과 이산화탄소 전환, 바이오매스 활용 등 다양한 전기화학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탑티어 연구기관 간 협력 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 지원사업과 기초연구실, 우수신진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