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형평성 등 히트펌프 보급 갈 길 멀다

2026-07-08 13:00:0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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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 공동주택 냉·난방 전기화 속도 … 삼성·LG전자 등 업계 기술 개발 박차

“공기열과 수열 히트펌프의 경우 한국산업표준(KS) 인증 설비가 없습니다. 태양광열 복합모듈(PVT)도 아직 KS 인증 설비가 없는데, PVT는 몇년째 KS 인증을 받으려고 행정 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 정부 보급 사업에 들어가려면 PVT는 꼭 KS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공기열과 수열은 KS 인증이 없어도 정부 보급 대상에 들어가는데, 왜 PVT만 꼭 KS 인증을 받아야 하는지 제도적 근거를 찾지 못하겠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일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본부에서 ‘열에너지 혁신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 김아영 기자

7일 이도성 한국재생열에너지융합협회 상근부회장은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본부에서 열린 ‘열에너지 혁신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공동주택 히트펌프 보급 방안’이었다. 히트펌프는 공기·물·땅 등 주변 환경에 있는 열을 흡수해 압축·응축 과정을 거쳐 냉방이나 △난방 △온수 생산에 활용하는 설비다. 화석연료를 직접 연소하지 않고 전기로 열을 이동시키는 방식이라 탄소 배출이 없고, 하나의 실외기로 냉방과 난방을 모두 처리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KS 인증은 국가가 정한 품질·성능 기준에 맞는 제품임을 인증하는 제도다. PVT는 하나의 패널로 전기와 온수를 동시에 생산하는 설비다.

이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현장 전문가들에게 PVT의 발전 효율과 실증 현황 등을 구체적으로 물었다. 우리나라 주거형태의 약 80%는 아파트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이다. 건물부문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공동주택의 냉·난방 전기화가 필수다. 히트펌프는 도시가스 중심의 기존 냉·난방 구조를 전기화 체계로 전환할 핵심 설비로 주목받는다. 3월 3일 ‘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공기열은 지열·수열과 함께 재생에너지로 공식 포함됐다. 기후부는 올해를 ‘난방 전기화의 원년’으로 삼아 히트펌프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세기 LG전자 부사장은 “히트펌프는 원래 냉방과 난방을 겸용하는 설비여서 실외기 한 대로 냉난방은 물론 급탕까지 할 수 있다”며 “새로 보급되는 주택은 에어컨 실외기가 기본적으로 난방까지 되기 때문에, 급탕 모듈만 추가하면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면서 냉난방·급탕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탱크를 얼마나 소형화할 수 있을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며 “한국형 주거용 히트펌프 모델을 잘 정착시켜 국내 시장을 해외 업체들로부터 지켜내는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임성택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부사장은 “탄소 저감 관련해서는 유럽이 상당히 앞서 나가고 있고, 화석연료 제한과 보조금을 통해 산업과 엔지니어링까지 확산시켰다”며 “우리나라는 관련 환경·에너지 정책이 유럽보다 늦게 시작됐지만, 단독주택이 아닌 공동주택 중심의 주거 형태이기 때문에 보급을 본격화하면 오히려 유럽보다 앞서 나갈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폐열을 지역적으로 재활용하는 사업도 이미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시스템이 잘 활용되면 다양한 솔루션이 가능한 만큼, 빠른 보급을 위해서는 관련 규정 정비와 함께 기업들이 더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공급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신 에너지경제연구원 해외에너지동향분석실장은 “많은 국민들이 히트펌프에 대해 잘 모르고 기술에 대한 의구심도 있는 만큼, 국민들에게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가스보일러와 비교해 난방 속도나 품질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명확히 알려주고, 비용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일반용 요금제 대신 히트펌프 전용 요금제를 설계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대한민국이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문명과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두 분야에서 세계 최첨단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반도체 공장 증설과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새로운 전기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석탄이 아닌 재생에너지와 원전으로 이를 채우며 전기차·히트펌프 보급을 통해 인공지능 대응과 탈탄소화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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