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전성기 맞은 필라테스
재활 운동서 대중운동으로 기구 필라테스 열풍 확산
필라테스가 탄생 100년을 맞아 다시 유행의 중심에 섰다. 과거에는 자세 교정과 재활 운동에 가까운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땀을 쏟고 다리가 떨릴 정도로 힘든 ‘고강도 운동’으로 소비되고 있다. 특히 침대처럼 생긴 기구에 스프링과 끈을 달아 저항을 주는 리포머 필라테스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매트 위에서 하는 조용한 운동이라는 인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필라테스가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운동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피트니스 수업 예약 플랫폼인 클래스패스에 따르면 필라테스는 2025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운동 유형이었다. 올해 초 구글에서 ‘리포머 필라테스’를 찾는 검색량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근육질 남성들이 수업을 따라가다 힘들어하는 영상이 자주 퍼졌다.
성장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부동산 컨설팅회사 MMCG는 미국 최대 필라테스 스튜디오 프랜차이즈인 클럽필라테스 매장이 2015년에는 50곳 미만이었지만 2024년에는 1100곳 이상으로 늘었다고 추산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필라테스 스튜디오 보디라인의 마리아 리온은 “사람들이 예전에 냉동 요구르트 가게와 세차장을 열던 방식으로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필라테스는 새로운 운동은 아니다. 독일 출신 운동가 조지프 필라테스가 1926년 미국 뉴욕에 첫 스튜디오를 열었다. 그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수용소에서 이 운동법을 고안했고, 처음에는 근육을 강화하되 관절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라는 뜻으로 ‘컨트롤로지’라고 불렀다. 이 이름은 오래가지 못했지만, 힘과 유연성을 함께 키운다는 핵심은 지금까지 남았다.
필라테스의 인기는 근력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진 흐름과 맞물린다. 헬스장에서 무거운 바벨을 드는 방식에 부담을 느끼는 여성들에게 대안이 됐고, 최근에는 남성 수요도 늘었다. 미국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와 잉글랜드 럭비선수 조지 포드 같은 운동선수들도 부상 회복과 유연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몸을 크게 키우기보다 오래 움직일 수 있는 몸을 만들려는 수요와도 맞아떨어진 셈이다.
다만 열풍이 계속 커질지는 미지수다. 클래스패스 모회사 플레이리스트의 제프 블래트는 “일부 시장에서 공급 증가가 수요 증가를 앞지르고 있어 포화점이 가까울 수 있다”고 말했다. 비용 부담도 있다. 뉴욕에서 리포머 필라테스 한 수업은 약 50달러에 이른다. 그럼에도 시장은 아직 꺾이지 않고 필라테스라는 브랜드는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