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시대 넘어 ‘지방공항시대’ 연다
청주·대구 등 지역관광 중심으로 … 해외지사-항공사-지역 잇는 체계 구축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들어오는 길이 달라지고 있다. 방한관광의 대부분이 인천공항을 거쳐 서울로 향하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청주 대구 김해 등 지방공항이 해외 관광객을 지역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관문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6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방공항 국제관광 허브화 TF’는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관광공사는 지방공항을 단순한 항공 기반시설이 아니라 지역관광의 출발점으로 육성한다. 가장 큰 변화는 ‘지역유치 중점지사제’ 도입이다. 그동안 해외지사는 한국 관광을 홍보하고 국내 지방자치단체는 개별적으로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반면 지역유치 중점지사제는 해외시장과 지방공항, 항공노선, 지역 관광상품, 관광 수용태세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한다. 해외지사는 시장별 관광객을 발굴하고, 국내지사는 관광콘텐츠와 지역 협력체계를 구축해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도록 설계했다.
관광공사는 이를 위해 4월 지방공항 국제관광 허브화 TF를 출범시키고 청주공항과 대구공항을 선도 시범 모델로 선정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공항공사 항공사 지역관광조직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하며 항공노선 확대부터 관광 기반시설 개선까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1월부터 5월까지 청주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5만명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했다. 대구공항 역시 외국인 관광객 약 4만6000명이 입국했다.
청주공항과 대구공항으로 운항하는 방한 부정기편은 2026년 12월까지 350여회가 계획돼 있으며 이는 당초 목표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기존 정기노선이 없던 중국 쿤밍과 란저우, 일본 마쓰모토 등에서 부정기편을 유치하며 새로운 방한 수요를 만들어낸 점은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항공사와의 협력도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관광공사는 청주공항 거점 항공사인 에어로케이항공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청주공항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공동 마케팅에 나섰다. 양측은 항공 노선과 지역 특화 관광상품을 연계하고 부정기편 유치와 해외 여행업계 팸투어, 항공권 할인 등을 추진한다. 대구공항의 경우, 티웨이항공과 지방공항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일본 대만 등 인접 방한시장을 중심으로 대구공항 입국 수요 확대를 추진한다.
관광상품은 지역 체류형으로 바뀌고 있다. 관광공사는 모두 333개의 지역 관광콘텐츠와 35개의 권역형 초광역 관광코스를 발굴해 실제 상품화까지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청주공항 이용객에게는 대전 성심당과 보령머드축제, 태안 해양치유센터 등을 연계한 ‘미식 과학 해양 웰니스’ 코스를, 대구공항 이용객에게는 합천 해인사와 진주유등축제, 부산 해동용궁사 등을 둘러보는 케이-전통문화 코스를 제안했다.
관광객이 지역에서 머물 수 있는 기반도 구축 중이다. 공항과 관광지를 연결하는 교통망을 개선하고 호텔-공항 짐 배송 서비스, 무인환전, 사후면세 키오스크 등 편의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공항에 도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 소비하고 숙박하는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해외 마케팅은 현장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 온라인여행플랫폼(OTA)과 연계한 지방관광 프로모션에서는 판매 1만5000건 이상, 광고 노출 2600만회를 기록했다. 홍콩과 일본 대만 중국 등 해외지사들도 지방공항 연계 관광상품 개발과 여행사 팸투어,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은 정부가 추진하는 ‘방한 관광객 3000만명 시대’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관광공사는 올해 청주공항 대구공항에서 검증한 모델을 바탕으로 다음해부터 다른 지방공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별 특성에 맞는 해외지사를 연결하고 관광콘텐츠와 항공노선 기반시설을 통합해 지방공항 중심의 관광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박성혁 관광공사 사장은 “지방공항은 더 이상 보조 관문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으로 연결하는 한국관광의 전략 거점”이라며 “청주와 대구에서 확인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방공항 허브화 전략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해 지역관광 소비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