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스페이스X’ 검사 한 달째…‘0주 배정’ 사실규명 장기화
금감원, 검사 기간 두 차례 연장 … 자료 확보에 어려움, 사실관계 확인에 시간 걸려
블룸버그 보도·미래에셋증권 해명 대조 … 대표주관사 골드만삭스 확인 여부는 미지수
금융감독원이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 사태와 관련한 검사에 착수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사실관계 규명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검사 기간도 이미 두 차례 연장된 가운데 금감원은 블룸버그통신 보도와 미래에셋증권의 해명이 엇갈리는 공모주 배정 경위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9일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이후 현재까지 검사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예정했던 검사 기간은 이미 두 차례 연장됐으며 다음 주에도 검사가 계속될 예정이다.
검사가 길어지는 것은 초기 자료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데다 검사 범위 자체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건의 핵심인 공모주 배정 과정을 재구성하는 작업도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
금감원은 당초 해외 IPO 청약 과정 전반을 점검하던 중 국내 투자자들이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한 ‘0주 배정’ 사태가 발생하면서 검사 범위를 확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특히 검사 초반에는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검사는 강제수사가 아닌 임의 제출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경우 자료 확보에 시간이 걸린다. 현재는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이 미국 대표주관사와 어떤 절차를 거쳐 주문을 제출했고 실제 공모주 배정이 어떤 이유로 무산됐는지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미국 주관사와의 이메일, 주문 제출 과정, 내부 보고 및 의사결정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대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검사의 최대 쟁점은 ‘왜 국내 투자자들이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느냐’에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래에셋증권이 대표주관사의 초기 수요조사를 최종 주문으로 오인했고 실제 주문 제출 단계에서는 개인투자자 물량 주문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약 11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청약에도 불구하고 공모주를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표주관사가 안내한 절차에 따라 지난 6월 5일부터 10일까지 투자자들로부터 모집한 약 11억4000만달러 규모의 청약 주문을 안내받은 시스템을 통해 정상적으로 제출했으며 대표주관사로부터 주문 접수 확인도 받았다고 반박했다.
금감원은 확보한 자료와 대조하며 실제 주문 제출과 공모주 배정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미국 주관사로부터 어느 정도의 배정 가능성을 전달받았는지, 투자자 모집 당시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배정을 기대했는지 등이 검사의 핵심 쟁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실관계를 어디까지 확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종 공모주 배정 권한은 미국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 등 해외 주관사에 있는 만큼 국내 감독당국이 당시 의사결정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종 배정 권한을 가진 골드만삭스 등 해외 주관사로부터 당시 배정 경위를 확인하기 쉽지 않은 만큼, 금감원은 국내에서 확보한 자료와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검사는 단순히 공모주 미배정 경위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금감원은 이미 상품 기획 단계부터 투자자 모집, 홍보, 내부 의사결정, 투자자 보호 절차까지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스페이스X 투자 기회를 적극 홍보한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어떤 검토와 승인 절차를 거쳤는지, 공모주 물량 확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홍보가 적절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투자자들에게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전문투자자 적격성 심사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투자 권유 과정에서 설명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는지도 검사 대상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배정에는 실패했지만 계열사 자금을 활용한 PI(자기자본투자)를 통해 기관투자자 트렌치에는 참여한 점과 관련해서도 실제 의사결정 과정과 이해상충 여부를 함께 확인하고 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