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갈등 본격화

2026-07-09 13:00:07 게재

법사위, 국민의힘 반대속 형소법 개정안 상정

대검 “보완수사 유지·전건송치 재도입 필요”

경찰직협 “장윤기사건 사과…개혁 후퇴는 반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방안이 담긴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경찰 등이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하고 있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검찰 시민단체 등이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며 대립하고 있다.

9일 국회와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고, 10일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심사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이 항의하면서 퇴장했지만 법사위는 그대로 진행됐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공동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수사권 및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의 주체를 경찰(사법경찰관)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대로 개정되면 검사는 공소 제기 및 유지의 역할을 하며,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을 갖는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늘로 검찰청 폐지까지 단 86일을 남겨두고 있다”며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의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반드시 지켜야 할 대원칙이며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최근 경찰의 조직적 은폐 의혹이 제기된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건처럼 경찰이 피의자측과 내통하거나 증거를 폐기하는 유사 사례가 발생했을 때 이를 방지하거나 문제를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 등의 법안과 별개로 원내에 설치한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 논의를 바탕으로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만들고 있다.

TF는 이번 주 내 개정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으로, 김·박 의원의 안과 함께 법사위에서 병합 심사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은 지난 7일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와 전건송치 복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대검은 보완수사와 관련해 “검사가 사경(경찰 등) 송치 기록만으로는 실체 진실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고, ‘수사-기소 분리’ 이후 사경의 권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사경 수사에 대한 사법통제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다”며 “보완수사는 검사의 권한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는 수단이자 책무”라고 강조했다.

대검은 이와 함께 최근 경찰의 증거인멸 논란이 불거진 광주 고교생 살인사건과 고 김창민 감독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검사의 보완수사를 통해 암장된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 억울한 피해자를 구제하고 보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완수사는 사경의 수사 지연 및 오류, 판단 누락 등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법통제 수단”이라며 “(보완수사가 폐지되면) 보완수사요구로 해결할 수밖에 없고, 검찰과 경찰의 ‘사건 핑퐁’ 속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고 국민의 고통만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사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을 포함한 전체 사건을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전건송치 제도를 재도입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대검은 “현행 사건송치 제도는 사경에 광범위한 ‘불송치 결정권’을 부여하여 1차 수사기관이 사실상 기소 필요성까지 판단하도록 하는 구조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여 상호 견제하도록 한 제도 개편의 기본 취지와 맞지 않다”며 “전건송치를 배제한 현행 ‘불송치제도’는 수사를 개시·진행한 사경에게 수사의 종결까지 맡기는 것으로서 확증편향 및 자기정당화의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어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라고 밝혔다. 전건송치 제도는 문재인정부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폐지됐다.

반면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을 냈다. 경찰직협은 8일 현직 경찰 중간간부(경감)인 장윤기 아버지와 초동수사팀의 유착 의혹, 핵심 증거 누락과 수사정보 유출 논란 등으로 국민적 비판이 커진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다만 이를 계기로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 등 형사사법 개혁을 후퇴시키려는 움직임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경찰직협은 성명을 통해 “광주 광산경찰서 장윤기 사건 초동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 국민께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법하거나 부적절한 행위가 확인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경찰 지휘부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주장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찰직협은 “특정 사건을 근거로 경찰 전체의 수사역량을 부정하거나 형사사법 개혁 방향을 되돌리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검찰의 보완수사권 필요성 주장은 조직의 권한 유지를 위한 여론전으로 비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권은 어느 기관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이 맡긴 권한”이라며 “일부 사례를 이유로 형사사법 개혁을 후퇴시키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10명 중 7명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또는 부분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민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회원 4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형사소송법 개정 방안에 관한 의견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해서는 ‘부분 존치’ 의견이 45.9%로 가장 많았고, ‘전면 존치’가 21.1%로 뒤를 이었다. 두 의견을 합치면 전체 응답자의 67%가 보완수사권 유지에 무게를 뒀다.

반면 ‘전면 폐지’ 의견은 31.3%(126명)에 그쳤다.

김선일·장세풍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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