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 호남 표심, 반도체·지선 후유증이 변수

2026-07-09 13:00:04 게재

1년 전 전당대회와 달리 경선구도 크게 바뀌어

국회의원, 차기 총선 공천권 의식해 전력투구

1년 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때 정청래 전 대표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호남지역 당원 표심이 반도체 생산시설 조성과 지방선거 후유증 등으로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지역 국회의원들이 차기 총선 공천권을 의식해 당대표 선거에 전력을 쏟고 있어 판세 변화가 점쳐진다.

인사말 하는 정청래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9일 민주당에 따르면 재선인 고민정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권 경쟁이 5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평당원인 김보미 강진군의회 의장도 9일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당대회를 39일 앞둔 호남 민심은 최근 정부가 전격 발표한 서남권 반도체 생산시설에 쏠려 있다. 90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경우 직접 고용만 2만여명으로 예측됐다. 여기에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이 확충될 경우 ‘배제 논란’이 있는 전북을 포함한 호남 전체가 혜택을 받게 된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 임기 안 가동을 목표로 속도전에 나섰다. 반도체에 꽂힌 민심은 이 대통령 지지로 이어졌다. 최근 오마이뉴스의 호남권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남권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해 87.8%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런 영향에 따라 ‘차기 민주당 대표의 역할’도 ‘이재명정부 국정 수행 지원’이 55.2%로 가장 높았고, ‘주요 개혁 과제 실현(28.1%)’이 다음을 이었다. 최근 형성된 반도체 민심은 전당대회 경선구도까지 ‘친명 대 비명’으로 바꾼 것으로 평가됐다. 전남광주 한 구청장은 “1년 전 전대가 ‘박찬대 대 정청래’ 대결이었다면 이번에는 ‘친명 대 비명’으로 바꿨다”면서 “친명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친명 대 비명’ 구도를 ‘이재명 대 정청래’ 대결로 몰아가는 흐름도 나타났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명청대결’은 실재하지 않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면서 “대통령을 전대 판에 끌어들이지 말라. 나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뛰고 있다”고 경계했다.

지방선거 후유증도 전당대회 변수로 거론됐다. 특히 민주당 경선에 탈락한 인물을 중심으로 ‘반정청래(반청)’ 연대가 가시화됐다. 대표적 인물이 김영록 전 전남지사와 김관영 전 전북지사다. 김영록 전 지사는 지방선거 직후 “이 시간부터 당대표에서 끌어내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정청래 전 대표를 공격했다. 김관영 전 지사도 퇴임 전 기자간담회에서 “정청래 대표가 다시 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두 사람은 연대를 통해 전당대회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인 전 광주 북구청장과 더민주혁신회의 광주전남 회원들도 반청 대열에 가세했다. 이들은 김민석 전 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 등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청래 연대와 달리 친청 조직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친청 조직은 1년 전 전당대회 경험을 살려 핵심 권리당원을 폭넓게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전남광주시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전후해 친청 성향의 기초단체장이 여러 명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년 전 전당대회와 달리 지역 국회의원 움직임도 활발하다. 상당수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은 1년 전 전당대회 때 느슨하게 박찬대 의원을 지원했다. 반면 강성 당원들이 정 전 대표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하지만 차기 당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전당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국회의원들은 영향력 감소를 들어 정 전 대표가 도입한 ‘1인 1표제’에 강한 반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광주 한 국회의원은 “1인 1표제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다”면서 “차기 총선 공천권이 달려 있어 대충하다가는 크게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달라진 상황을 설명했다.

방국진 이명환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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