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윤 벽화, 해체·이전 위한 시민모금 시작

2026-07-10 13:00:15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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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중미술의 선구자 오 윤(1946~1986)이 1973년 제작한 테라코타 벽화가 40여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건물 철거로 다시 멸실 위기에 놓이면서 시민들이 작품의 해체, 이전을 위한 모금에 나섰다.

오 윤 등, 사람을 형상화한 작품, 전돌 테라코타, 대략 3.5m x 6m, 1973

오 윤 구의동 테라코타 보존 추진위원회와 한국민족미술인협회는 작품 해체, 이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31일까지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26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 인사동 관훈미술관에서 기금 마련 판매전을 연다고 10일 밝혔다. 모금은 예술인협동조합인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운영한다.

이번에 보존 대상이 된 작품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 옛 상업은행(현 우리은행) 지점 건물 내벽에 설치된 테라코타 부조다. 오 윤이 27세이던 1973년 동료 작가들과 제작한 작품으로, 사람과 새를 형상화한 2점의 대형 부조(약 3.5m×6m)로 구성됐다. 그러나 은행이 내부에 가벽을 설치하면서 작품은 오랫동안 가려졌고 멸실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던 중 최근 건물 매각 과정에서 벽화가 확인됐다. 건물 매수인은 작품의 존재를 확인한 뒤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 가치를 문의하고 유족과 협의해 안전한 반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보존 전문기관의 해체, 이전 작업은 21일 이후 추진될 예정이지만 비용을 부담할 공적 주체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작품 보존을 촉구하는 시민 서명운동에는 1만명 이상이 참여한 바 있다.

기금 마련 판매전에는 오 윤의 동료와 선후배 작가들이 작품을 출품한다. 특히 오 윤이 생전 제작한 판화인 ‘칼노래’ ‘춘무인추무의’ ‘무호도’ ‘인물(여)’ 등을 선보인다.

오 윤의 차남인 오상엽 구의동 테라코타 보존 추진위원회 운영위원은 “멸실된 줄만 알았던 아버지의 작품이 다시 세상에 나온 것도, 1만명이 넘는 시민이 보존을 위해 힘을 모아 주신 것도 가족에게는 벅찬 일”이라며 “이 벽화는 이제 가족의 것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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