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선호투표 논란 키운 애매한 ‘당규’

2026-07-10 13:00:32 게재

투표 방법에 선호투표와 결선투표 함께 명시

고위 당직자 “당규 정밀하지 못해 논란 발생”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들이 8.17 당대표 선거에 적용할 선호투표제 도입을 놓고 정면충돌한 가운데 정밀하지 못한 당규가 계파 갈등을 촉발한 것으로 지적됐다. 당규는 당원 권리와 자격,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방법 등을 정한 내부 규정이다.

발언하는 한병도 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10일 민주당에 따르면 차기 당권 주자들은 오는 8월 17일 당대표 선거에 적용할 선호투표제 도입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이어갔다. 김민석 전 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 7일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도입을 결정한 선호투표제에 찬성했다. 반면 고민정 의원과 정청래 전 대표는 당헌·당규에 어긋난다며 도입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친청계(친정청래) 등이 강하게 반발한 배경은 당대표 선거에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선호투표제는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킨 뒤 해당 후보를 1순위로 선택했던 투표자들의 2순위 표를 나머지 후보에게 합산하는 방식이다.

선호투표제 도입 갈등이 친명과 친청계 셈법에 따라 발생했지만 애매한 당규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당대표 선거 투표 방법에 선호투표제와 결선투표제를 모두 명시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처럼 후보자가 3인 이상인 경우 선호투표제와 결선투표제를 모두 실시할 수 있다. 구체적 선출 방법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정하고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 의결을 통해 확정한다.

하지만 선호투표제와 결선투표제를 적용할 명확한 기준을 별도로 정하지 않은 것이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당규가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다 보니까 정교한 조문을 만들어 놓지 않아 계파 갈등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선호투표제 도입 논란이 커지면서 당대표 선출 방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당대표 선거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한다. 당규에 따르며 대의원·권리당원 투표는 자동 전화 응답(ARS) 투표와 온라인 투표로 구분된다. ARS 투표는 강제 ARS와 자발 ARS가 있다.

강제 ARS는 투표 참여 문자를 보낸 다음 전화를 해서 지지 후보를 묻는 방식이다. 자발 ARS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직접 전화를 해서 투표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투표는 투표 참여 문자를 보낸 다음 민주당이 만든 플랫폼을 이용해서 투표한다. 따라서 강제 ARS 투표 참여 문자 발송 횟수와 투표 시간, 자발 ARS 투표 시간과 온라인 투표 안내 문자 발송 횟수 등이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이 많은 권리당원 특성을 고려하면 ‘문자 발송 횟수와 시간’ 등이 승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ARS 투표와 온라인 투표 참여 독려 방식을 놓고 계파 갈등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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