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수사 적법”…내란재판 영향

2026-07-10 13:00:40 게재

대법원, 윤 체포방해 징역 7년 확정

‘공수처 내란 수사권’ 논란도 종지부

남은 재판 7개 … 선거법 27일 선고

대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면서 그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측이 문제 삼아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권에 대해 대법원이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포함해 7개 재판을 받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전날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 가운데 공수처의 1·2차 체포영장 집행 방해, 계엄 당시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외신 상대 허위 자료 작성, 비화폰 기록 제출 거부 지시 등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2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특히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이 인정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내란죄는 공수처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공수처가 직접 수사 대상 범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혐의에 대해선 관련 범죄로 수사할 수 있다. 이에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개시한 뒤 관련 범죄로 내란 혐의를 인지해 수사를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측은 ‘대통령은 내란·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정한 헌법 84조를 근거로 공수처의 이같은 수사가 위법하다고 주장해왔다. 공수처는 재직 중인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할 수 없고 따라서 직권남용 관련 범죄로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헌법 84조의 문언, 불소추특권의 취지와 본질을 고려하면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되더라도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 없다”고 명시했다. 헌법 84조 ‘소추’ 개념에 수사가 반드시 포함되는 것은 아니며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사는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또 윤 전 대통령측은 공수처가 내란죄를 수사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직권남용죄 수사를 개시했을 뿐 수사과정에서 인지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공수처가 실질적으로 직권남용죄 수사를 진행해 기소까지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내란죄는 직권남용죄와 배경이 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증거도 상당부분 중첩되므로 수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고 중간 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서로 연결된다”며 공수처법상 직접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군사상 비밀 장소는 그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고,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만 승낙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110조를 근거로 관저에 대한 영장 집행이 위법하다는 윤 전 대통령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란 “국가의 안전보장 등 국가기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며 “단순한 군사상 편의 등에 따른 추상적인 비공개 필요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내란 우두머리 1심 재판부도 공수처의 수사가 적법하다는 판단을 전제로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이날 대법원이 체포방해 사건에서 절차상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내란죄 2심 재판부 역시 공수처 수사권에 대해 동일한 판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은 서울고등법원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 심리로 진행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일반 이적 혐의로도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비상계엄 명분을 만들 목적으로 평양 무인기 작전을 지시해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이 침해됐다는 혐의가 인정됐다. 윤 전 대통령은 선고 당일 항소해 오는 15일 2심 첫 재판이 열린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에 대해선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으나 조은석 내란특검팀이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총리 재판에서 ‘처음부터 국무회의에 필요한 인원을 부를 생각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해 위증 혐의를 적용했으나 1심 재판부는 허위 진술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씨와 공모해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은 오는 13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오는 27일에는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가 나온다. 그는 제20대 대선과정에서 ‘김건희씨와 함께 건진법사를 만난 적이 없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이 사건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되면 국민의힘이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민중기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밖에 채해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혐의로도 각각 재판을 받고 있다.

종합특검팀도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정당화 지시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어 윤 전 대통령이 받아야 할 재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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