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관위 특검법 충돌…추천방식·수사범위 이견
‘학계·변협 추천’ ‘야당 단독 추천’ … 추천방식 평행선
민주당, 선관위 특검법 당론 발의 … 개혁 3법도 제안
선관위 국정조사에서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두고 갈등은 빚은 여야가 ‘선관위 특검법’을 두고도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유권자 참정권 침해라는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양당 모두 당론으로 특검 법안을 발의했으나 구체적인 수사 대상과 후보자 추천 방식을 둘러싼 입장은 확연히 갈린다.
가장 첨예하게 맞붙는 지점은 특검 후보자 추천 방식이다. 민주당은 추천 절차에서 한국법학교수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대한변호사협회가 각 1명씩 추천한 3명의 후보자 중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 제3자 추천안을 제시했다. 9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특검의 핵심은 무엇보다 공정성”이라며 “선거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국민참정권 침해 의혹을 국민 누구나 신뢰할 수 있도록 수사하기 위해서는 추천 절차부터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 추천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서범수 선관위 국조특위 야당 간사는 10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속이 빤히 보이는 특검안을 내어놓았다”면서 “만약 여당 제안대로 제3자 추천을 받은 특검이 변협 회장 출신인 위철환 상임위원이나 행정안전부, 대통령실을 제대로 수사하겠느냐. 결국 흐지부지 끝나고 면죄부만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여당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독립된 수사를 위해 원내 제1야당이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하도록 하는 안을 발의한 상태다.
수사 범위를 두고도 양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민주당은 선관위 지휘부 및 절차적 위법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서울시 및 송파구 선관위 등이 공식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본투표용지 인쇄 하한을 축소 조정한 의사결정 과정의 위법 및 직권남용 의혹을 수사 대상에 명시했다. 또한 투표 당일 현장의 용지 부족 보고 이후 중앙선관위 및 상급 선관위 지휘부의 보고 누락과 지연 보고, 부실 대응 지시 등 지휘체계 전반의 직무유기도 담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넘어 개표 과정 전반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대거 수사 범위에 포함시켰다. 봉인지 훼손, 타 지역 투표지 발견, 이상 개표 정보, 중복 투표 가능성 등 일각에서 제기된 ‘부정 선거 의혹’까지 폭넓게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투표함 보전을 요구하던 국민을 상대로 한 경찰의 과잉 진압까지 수사 대상에 올렸다.
수사팀의 인력 구성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민주당 안은 파견검사 30명, 특별수사관 50명, 파견공무원 70명 이내로 선관위 지도부 등에 집중하기 위한 중규모 수사를 택했다. 반면 국민의힘 안은 파견검사 15명 이내, 특별수사관 100명 이내, 파견공무원 130명 이내로 전국적인 의혹을 훑을 수 있는 대규모 조직을 구성했다.
이날 민주당은 특검 법안 발의와 함께 중앙선관위원장의 상임화, 상임위원 확대(1명→3명), 사무총장 외부 영입 및 국회 인사청문회 도입,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선관위 개혁 3법’을 제출했다.
‘선관위 책임 추궁 및 구조 개혁’에 집중하려는 여당과 ‘정부 책임론 확산 및 전방위 부정선거 의혹 규명’을 벼르는 야당이 국정조사 증인 채택에 이어 특검 법안 처리에서도 평행선을 이어가면서 특검 법안 통과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7일 선관위 국정조사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은 사태의 책임을 정부로 넓히기 위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정부 흔들기용 정치 공세’라며 일축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