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따개비로 바다거북 이동경로 밝혔다
위성추적 없이 제주까지 이동 과정 복원
바다거북 등에 붙어 사는 따개비를 분석해 바다거북이 어디를 거쳐 이동했는지를 알아내는 새로운 연구기법이 개발됐다. 위성추적 장치를 달기 어려운 멸종위기 해양생물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인하대는 김태원 해양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등껍질에 붙어 사는 따개비의 껍데기를 분석해 바다거북의 이동경로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바다거북은 넓은 바다를 오가는 특성 때문에 위성추적 장치를 부착하거나 직접 관찰하는 데 많은 비용과 기술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제주도에서 발견된 붉은바다거북에 붙어 있던 따개비를 분석했다. 따개비 껍데기에는 성장 과정에서 바닷물의 수온과 염분 등 주변 환경 정보가 층층이 남는데, 이를 이용하면 나이테를 읽듯 바다거북이 지나온 바다를 추정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이 바다거북은 약 1년 6개월 동안 대만해협과 필리핀 해역, 류큐열도를 거쳐 제주 인근까지 이동한 뒤 좌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바다거북에도 같은 방법을 적용한 결과, 붉은바다거북은 필리핀과 제주 해역을 오가는 장거리 이동을 반복했다. 매부리바다거북은 류큐열도를 따라 북상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위성추적이 어려운 좌초 개체나 혼획 개체의 이동경로를 밝히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나라는 바다거북 산란지가 없어 대부분 좌초되거나 그물에 걸린 개체를 통해 연구가 이뤄지는 만큼 해양보호생물 연구와 보전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Marine Environmental Research’에 게재됐다.
김태원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바다거북을 직접 추적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좌초된 개체만으로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해양 대형동물의 이동 연구와 보전정책 수립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